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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반탄집회에 '어정쩡'…발 담그지도 빼지도 않는 與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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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줄 타기' 전략 속 '인물론' 외연 확장 노림수
세 불리는 반탄집회 고무된 與…"지도부는 뭐하나" 목소리도
반면 與 지도부는 '어정쩡'…환영도 무시도 못해
우클릭하면 친한계 이탈, 尹 버리면 강성층 이탈
尹 늦은 손절, '내란당' 낙인 우려…중도 어필 될까
노컷뉴스

지난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국가비상기도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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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대구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15만여명(주최 측 추산)의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고무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지도부는 말 그대로 '어정쩡' 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의원들에 대해선 "개인적 차원"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언론에서 집회를 축소 보도하고 있다며 "편향적"이라는 등 날카롭게 반응하고 있다. 당 차원에서 집회를 끌어안지도, 멀리하지도 않는 모양새다.

이 같은 태도의 배경엔 전략적 차원의 고심이 녹아 있다. 집회를 향해 '우클릭' 할 경우 당내 '친한(친한동훈)계'의 이탈이 우려되고, 반대로 '尹버리기'에 나설 경우 강성 지지층 이탈로 지지율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줄 타기' 행보로 통합을 유지하다가 조기 대선 국면이 되면 '인물 경쟁'을 통해 중도 확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대통령과의 늦은 손절로 외연 확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與, 대구 집회에 '침묵'…동시에 "언론서 편향적으로 다뤄" 비판

1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내에선 "지도부가 아무것도 하질 않는다"는 성토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지난 주말 대구 집회에서 주최 측 추산 15만명이 모이는 등 '탄핵 반대' 지지세가 커지고 있음에도 지도부 차원의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중진 만찬 회동에서도 당 차원에서 집회를 주관하거나, 헌법재판소 앞 피케팅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당 관계자는 "부산에서 1만명(경찰 비공식 추산)이었던 집회가 대구에서 5만명으로 세가 불어나고 있는데도 지도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힘을 보태면 지지율이 더 오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까지 집회 관련 언급을 삼가는 등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당이 완전히 탄핵 반대 집회와 거리를 두는 모양새도 아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전날 비대위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동대구역 집회 관련 각 방송사 메인뉴스를 분석했는데, 꼭지 배분이나 제목 뽑는 게 굉장히 편향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집회에 동조하는 것도, 그렇다고 완전히 거리를 두는 것도 아닌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우클릭? 친한계 이탈 vs 尹 손절? 강성층 이탈…외줄 타기 전략

노컷뉴스

발언하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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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의 이같은 '어정쩡' 태도의 배경을 두고 당내 친한계 등 소장파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내란특검법' 재표결의 경우 단 2표 차이로 부결된 바 있다. 혹여 당 차원에서 집회를 끌어안는 등 '우클릭'을 할 경우 이탈 가속화로 이마저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야권에선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 통과를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법이 통과되면 유력 차기 대선 주자인 오세훈·홍준표 등에게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권에선 해당 특검법에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총선 개입 의혹이 담겨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보수 궤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총선 공천 과정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속된 말로 '가오' 있는 정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특검 등에 찬성하게 되면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우클릭이 심화될 경우 당내 오세훈·유승민·한동훈 등 중도 확장성 있는 후보들이 아예 등판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외줄 타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지지층 결집'과 '이탈표 단속'을 동시에 유지하다가, 탄핵이 인용되면 대선 국면에서 '인물 경쟁'으로 자연스럽게 중도 확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이 윤 대통령을 계속 손절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경우 '내란 동조당'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뒤늦게 인물론을 통한 외연 확장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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