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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갑작스러운 구토·설사, 단순 배탈인줄 알았는데…‘이것’이었다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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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수,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발생도 증가세…“위생 수칙 준수”

서울에 거주하는 6세 유치원생 A군은 지난 1월 말 갑작스러운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였다. 부모는 처음에는 단순한 배탈로 여겼으나, 증상이 지속되면서 유치원에 연락했다. 같은 반 친구 3명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소식을 듣고, A군의 부모는 즉시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에서 실시한 검사 결과 A군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되었다. 의료진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전해질 보충을 강조하며, 가정 내 위생 관리 및 격리를 권고했다.

A군이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해당 반을 일시 폐쇄하고, 교실과 화장실을 소독하는 등 추가 감염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감염 원인은 유치원 급식으로 제공된 덜 익힌 해산물로 추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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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지하수) 또는 굴 등 어패류 등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주로 감염되며 비말에 의한 감염도 가능하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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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발생도 증가세를 보이며, 이에 질병관리청은 철저한 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강하고 재감염 위험이 높은 만큼, 철저한 개인위생과 음식물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유치원, 학교에서는 공동 사용 물품 소독과 손 씻기 습관 형성을 적극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병원급(210개소) 장관감염증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는 지난해 11월 1주부터 지속 증가해 1월 4주 기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연도별 환자 수 정점을 살펴보면 ▲2015년 156명 ▲2017년 336명 ▲2023년 281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3주차) 428명이던 환자 수가 올해 4주차에는 469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환자 중 1세 미만이 9.2%, 1~6세가 42.2%로, 영유아(0~6세) 비율이 51.4%를 차지해 어린 연령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매년 늦가을부터 이듬해 초봄(11~3월)까지 주로 발생하며, 감염력이 매우 강해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일상적인 환경에서도 사흘간 생존 가능하며, 감염 후 면역 지속 기간이 최대 18개월로 짧아 재감염 위험이 높다.

주요 감염 경로는 오염된 물(지하수)이나 음식물(어패류 등) 섭취, 감염자와의 직접 접촉, 환자의 구토물 비말 등을 통한 전파다. 감염되면 12~48시간 내에 구토와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일부 환자는 복통, 오한, 발열을 동반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 소독제보다는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고, 식재료를 흐르는 물에 철저히 세척한 후 8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증상이 사라진 후 48시간까지 등원, 등교, 출근을 자제하고, 화장실 및 생활공간을 다른 가족과 분리해 생활해야 한다. 화장실 사용 후에는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려 비말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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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두툼한 옷으로 중무장을 한 채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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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바이러스 감염증도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증가 이후 발생이 증가해 봄철까지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 1월 4주 기준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는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전체 환자 중 1세 미만이 9.8%, 1~6세가 30.9%로 영유아(06세) 비율이 40.7%를 차지했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의 주요 감염 경로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과 유사하며, 감염 시 24~72시간 내에 구토, 발열, 수양성 설사가 발생하고 4~6일간 증상이 지속된다. 기저귀나 장난감 등에 묻은 오염물로 인해 손과 입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어 신생아실,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에서는 철저한 감염 관리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감염된 환자가 사용한 공간, 화장실, 오염된 물품을 시판용 락스를 희석(락스 1: 물 50)한 용액으로 닦아 소독해야 한다. 환자의 분비물을 처리할 때는 KF94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 비말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손이 자주 닿는 문 손잡이, 수도꼭지 등을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세탁물은 70℃ 이상에서 세탁하거나 락스 희석액(락스 1: 물 330)으로 5분 이상 헹구는 것이 권장된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며,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일정이 다르다. 로타릭스는 생후 2·4개월, 로타텍은 2·4·6개월에 접종하며, 1차 접종 후에는 동일한 백신으로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예방접종이 가능한 위탁의료기관과 보건소는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증상이 사라진 후 24시간까지 등원, 등교, 출근을 자제해야야 한다. 조리 종사자나 보육·요양시설 근무자는 증상 소실 후 48시간까지 업무 복귀를 제한해야 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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