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6 (수)

“MBC 날씨 뉴스를 더 이상 보고 있기 너무 힘듭니다” [MK★체크]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도 끄떡없는 MBC 날씨 뉴스...시청자 불만 폭주
김가영·이현승·박하명·최아리, 오요안나 가해 의혹에도 사과·하차 無...“악마는 치워주세요”


“‘MBC 뉴스’ 애청자고 매번 시간 맞춰 챙겨보는데 끝까지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듭니다. 얼굴을 보는 것조차 괴로운데, 저희는 언제까지 가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걸까요?”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이 공론화된 이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과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가해자로 지목되는 MBC 기상캐스터들은 입장도 사과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매일경제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이 공론화된 이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과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가해자로 지목되는 MBC 기상캐스터들은 입장도 사과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 사진 = 뉴스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주 가해자로 지목된 박하명은 예정된 ‘뉴스투데이’ 주말 날씨뉴스를 진행했으며, 또 다른 가해 지목자 최아리 또한 ‘뉴스투데이’ 평일 뉴스를 이어나가고 있다. 두 사람 뿐 아니라 이현승과 김가영 역시 ‘930 MBC 뉴스’ ‘12 MBC 뉴스’에 등장해 일기예보를 진행했다. 뉴스 중 해당 부분만 편집해 올리는 MBC 유튜브 채널 ‘오늘비와?’ 또한 달라진 건 없었다. 여론을 의식한 듯 댓글만 막았을 뿐 ‘직장 내 괴롭힘’ 정도로는 업데이트 업무를 막을 수 없었다.

가해자들을 향한 하차 요구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예쁜 옷을 입고 환하게 미소 지으며 꿋꿋하게 뉴스를 이어가는 ‘가해 의혹자들의 본업’을 시청자들은 언제까지 참고 지켜봐야 하는 걸까.

지난해 9월, 28살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의 이름이 4개월 만에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사망원인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오요안나의 휴대폰 비밀번호가 풀림과 동시에 가해자들로 지목되는 이들에게 있어 결코 열려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 사망 이유가 드러난 것이다.

비밀번호가 풀린 고인의 핸드폰 안에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있었으며, 오요안나가 숨지기 전 MBC 관계자에게 피해를 알렸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 등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 따르면 선배 기상캐스터가 오보를 낸 뒤 고인에 뒤집어씌우는가 하면, 또 다른 선배 기상캐스터는 틀린 정보에 대한 정정 요청을 하자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이어 나갔다고. 이뿐 아니라 ‘가르쳐야 한다’며 퇴근 시간 이후 고인을 회사로 호출하는가 하면, 퇴근을 막고, 실력이 부족하다며 비난하는 메시지나 음성 등도 다량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이 접한 대중은 분노했지만, MBC는 공론화가 된 직후부터 현재까지 소극적인 자세로 의혹을 마주하고 있다. 심지어 처음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고인이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게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고 발뺌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직장 내 괴롭힘을 단순 ‘MBC 흔들기’로 치부하면서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오요안나의 행실에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냐’는 의견까지 제기되면서, 결과적으로 MBC는 고인의 명예를 두 번 죽이는 데 동참하기도 했다.

매일경제

지난해 9월, 28살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의 핸드폰 안에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있었으며, 숨지기 전 MBC 관계자에게 피해를 알렸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 등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 = SN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은 더 탄로 났다. 오요안나와 고인의 동기 금채림을 제외한 4인의 단톡방에서 고인을 두고 “완전 미친 X이다. 단톡방 나가자”, “몸에서 냄새난다. XX도 가지가지”, “또X이”, “(‘더 글로리’)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우리가 피해자” 등의 발언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MBC는 지난달 31일 입장을 바꿔 “故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조사가 시작됐음을 알렸지만, 한번 돌아간 민심을 바로잡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납득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유족들이 추천하는 인사를 진상조사위원으로 추가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유족들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는 MBC의 말과는 달리 가해자로 거론되는 캐스터의 계속되는 뉴스 등장은 방송국을 향한 실망과 신뢰 저하까지 부르는 양상이다.

실제 시청자 게시판에는 “악마 기상캐스터들 빨리 잘라라” “왜 침묵하는가” “괴롭힘 가해자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치루길” “지금까지 MBC 뉴스를 봐 왔는데 마음이 불편해서 다른 방송사 뉴스로 갈아탔다. 그들의 얼굴이 화면으로 계속 보여지는 게 정말 화가 난다” “세상 정의로운 척은 다 하면서 찔리지 않는가. MBC 흔들기가 아니라 죄지은 것들 빨리 찾아서 고인 억울함 최대한 빨리 풀어주라는 시청자의 의견일 뿐” “가해자들의 기상예보가 끔찍하다” 등의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사내 괴롭힘과 방관에 책임지고, 가해자는 사과와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하라는 의견 또한 적지 않으며, 인력이 필요하면 차라리 AI 또는 방송하라는 의견과 “가해자 말고 다른 기상캐스터를 쓰든지, 다른 방법으로 날씨 뉴스를 보도해달라”는 주장도 점차 거세지는 형국이다.

이러한 대중의 분노 속에서 주 가해자 꼽히는 A씨는 유족의 민사소송에 최근 변호사를 선임하고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족 측은 “우리는 오요안나 이름으로 용서할 준비가 돼 있었기에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길 바라고 있었지만 사과도 없었다”며 “그런데 (법적 대응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은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로까지 넘어간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서울서부지청이 합동으로 특별근로감독팀을 꾸려 오늘(11일)부터 MBC에 대한 특별감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노동부는 괴롭힘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화방송 조직 문화 전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는 동시에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