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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권성동 "헌정파괴자 민주당 이재명세력" 맹폭…與野, 고성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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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분간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민·대한민국 49회 언급할 때

민주당 45회·이재명 19회 언급

일부 친한계 의원들 냉랭한 반응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질서 파괴자는 바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입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44분간 진행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을 44회, 탄핵 21회, 이재명 민주당 대표 18회 언급하는 데 할애하며 "우리 헌정사에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이런 야당은 없었다. 의회 독재의 기록이자, 입법 폭력의 증거이며, 헌정 파괴의 실록"이라고 비판했다. 총 49회 언급된 국민·대한민국에 이어 두 번째로 민주당을 부르는 데 할애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국민들에게 불안과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그 원인을 민주당과 이 대표의 '국정 발목잡기'에 있다는 게 권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특히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는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시아경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2.11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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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권 원내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문재인 전임 정부의 실정 대비 한미동맹 강화·원전 생태계 회복·거시경제 회복·노동 및 교육개혁 성과 등 윤석열 정부 집권 3년간 국정운영에 대해 언급하며 여당 측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민주당 전날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돌려 상대 당 교섭단체 연설에 대해 야유·비방·조롱을 참아달라고 요청한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진행된 29번의 연쇄 탄핵, 23번의 특검법 발의, 38번의 재의요구권(거부권) 유도, 청문회 강행, 삭감 예산안 단독 통과를 언급한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문재인 정부까지 74년 동안 발의된 탄핵소추안은 총 21건"이라며 "우리 헌정사에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이런 야당은 없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탄핵소추의 이유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임명된 지 단 이틀 만에 탄핵됐다"라고 말하자 야당 측에서는 "내란을 옹호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 "맞습니다"고 외치며 박수를 쳤다.

특히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를 향해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의 형이 확정되기 전 국정을 파국으로 몰아 조기 대선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직을 차지하려는 모반"이라고 지적하자 현장에선 고성과 야유가 오갔다.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 "윤석열"을 외치기도 했다. 또 일부 의원은 "연설하는 사람이나 박수치는 사람이나 수준을 좀 높여달라", "윤석열이 한 것이지"라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대장동·백현동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과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서해공무원 피살·집값 통계 조작·태양광사업 비리 등을 감사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등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을 열거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뒤이어 권 원내대표가 한미동맹과 관련된 연설을 하면서 '점령군', '주한미군 철수도 각오해야 한다' 등 이 대표의 한미동맹 관련 과거 발언을 언급한 후 "최근 민주당은 난데없이 한미동맹지지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대표도 한미동맹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의 조기 대선을 겨냥한 위장 전술이다. 카멜레온의 보호색이 성조기 무늬로 바뀌었다"고 비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내란방조"를 외치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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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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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관련 연설에서도 여당은 박수, 야당은 고성과 야유를 보냈다. 그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조사를 보면 한국에서 외국 기업들이 투자하기 힘든 이유가 '예측하기 힘든 규제 환경(42.3%)'이라고 한다. 이처럼 반기업적인 투자 환경을 누가 만들었냐. 바로 정치"라며 "그저 기업을 규제하고 과도하게 비난하면 착한 정치인, 개념 정치인으로 대접해 주는 위선의 정치 문화가 우리 경제의 족쇄가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바꾼 말들은 언제든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포퓰리즘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정책과 노선을 수정할 의지가 있다면, 노란봉투법, 국회증언감정법부터 폐기하라. 대신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들을 당장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이에 여당 측에서는 박수를 보냈고, 야당 측에서는 "여당 대표의 연설을 하라"고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대한민국·국민, 민주당·이재명 이외에도 개혁 23차례, 경제 16회, 대통령 16회, 연금 13회, 권력 11회, 기업 11회, 한미동맹 9회 등을 언급하며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감 있는 국정 운영, 연금개혁 등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 지지하며 총 26번의 박수를 보냈다.

연설을 마치며 권 원내대표가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정통보수 정당"이라고 말하자 민주당에서는 비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가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설 때 국민의힘 국회의원 대다수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으나 일부 친한계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거나 일어났더라도 박수를 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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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장보경 수습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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