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깨는 소리에 귀신 달아나
한해 건강 기원하는 전통풍습
한해 건강 기원하는 전통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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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에 모여 부럼깨기하는 가족의 모습 (출처: ChatGPT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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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월대보름은 2월 12일이다.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올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나라 고유 명절이다. 이날의 다양한 전통 풍습들은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부럼깨기’와 ‘약밥 만들기’다.
부럼깨기는 호두, 잣, 땅콩 등의 딱딱한 껍질을 깨뜨리는 행위로 ‘껍질이 깨질 때 나는 소리에 귀신이 놀라 한해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시대 기록인 동국세시기에도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깨 먹으면 일년 내내 무병하다’고 기술돼있다.
이러한 음식 풍습이 실제 건강 증진에 어떤 도움을 줄까? 부럼은 딱딱한 껍질 속 열매를 칭하는 말로, 대표적인 부럼에는 호두가 있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한의서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호두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두뇌 활동을 촉진하며 허약한 기운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비타민E와 오메가3 등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돕고 뇌 건강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관절통과 요통 등을 개선하는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럼인 잣은 예로부터 신선이 먹는 음식으로 불리며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견과류로 여겨져왔다. 동의보감에도 잦은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오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기술돼있다.
영양학적으로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 노화 억제, 신진대사 촉진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잣에는 다른 견과류에는 없는 ‘피놀렌산’이라는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는데, 해당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은 물론 혈당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견과류, 혈액순환 돕고 노화개선
약밥도 면역력 증진에 도움
칼로리 높아 과다섭취는 금물
약밥도 면역력 증진에 도움
칼로리 높아 과다섭취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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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밥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공공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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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도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풍부히 함유돼있다. 예로부터 낙화생이라 불린 땅콩은 혈액순환과 피로 회복, 호흡기·소화기 건강 개선에 유익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비타민B군과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포함돼있어 두뇌와 신경세포 활성화를 높여주는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다만 땅콩은 장기간 실온에 둘 경우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 물질이 형성될 수 있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부럼 견과류들은 정월대보름의 또 다른 전통 음식인 약밥에도 사용된다. 약밥이란 꿀과 잣, 대추 등이 들어간 찹쌀밥으로, 옛날에는 꿀이 들어간 음식에 ‘약’자를 붙였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해 위장을 보호하고 기력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 약밥에 올라가는 대추도 성질이 따뜻하고 소화 기능과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대추는 오장을 보호하고 속을 편안하게 하는 약재로 기록돼있다. 약밥에 사용되는 꿀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노화 방지와 피부 건강, 피로 회복 등을 돕는다.
김 원장은 “정월대보름의 전통 음식과 풍습에는 건강을 고려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며 “다만 견과류와 약밥은 칼로리가 높은 편이므로 과다 섭취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특히 딱딱한 견과류를 씹을 때 턱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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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럼깨기 (출처: ChatGPT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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