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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박지원, 다시 밀라노行 “친구 임효준과 서로 응원…올림픽까지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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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AG 금2·은2 따고 금의환향

11일 월드투어 열리는 밀라노 출국

1년 뒤 올림픽 열리는 ‘약속의 땅’

친구 린샤오쥔과 치열한 대결 화제

“더 깔끔한 경기 펼쳐 금메달 도전”

헤럴드경제

박지원이 지난 8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첫번째 금메달을 의미하는 손가락 하나를 펴 보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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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올림픽은 도달해보지 못한 꿈이에요. 사실 아시안게임도 그랬죠. 올림픽에 갈 수 있다면 이번 아시안게임처럼 꼭 금메달을 따겠습니다.”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29)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생애 첫 종합대회에서 거둔 값진 수확이다. 하지만 2관왕의 감격은 잠시 접어두고 다시 이탈리아 밀라노행 비행기에 오른다.

박지원을 비롯한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14일부터 밀라노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제6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11일 밀라노로 출국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곳에서 올시즌 마지막 월드투어를 치른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예감케 하는 ‘약속의 땅’이 될지 기대된다.

출중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올림픽·아시안게임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박지원에게 이번 아시안게임과 금메달은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이번 대회 출전도 불투명했다.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 박지원은 2024-2025시즌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이 걸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후배 황대헌에게 잇따라 반칙을 당해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도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전체 1위로 태극마크를 거머쥐었고 생애 첫 종합대회 무대에 나서 값진 성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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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박지원(오른쪽)과 린샤오쥔이 접전을 펼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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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동갑내기 친구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레이스마다 치열한 대결을 펼친 장면도 화제가 됐다.

첫번째 대결이었던 혼성 2000m 계주에서는 선두를 달리던 린샤오쥔이 혼자 넘어지는 바람에 박지원이 가볍게 추월해 금메달을 가져왔고, 이어 열린 남자 1500m에서도 박지원이 금메달, 린샤오쥔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500m에서는 린샤오쥔이 금메달, 박지원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계주에서는 결승선 통과 직전 박지원과 린샤오쥔이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인 끝에 중국이 동메달을 가져갔다.

박지원은 10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 인터뷰에서 린샤오쥔과 대결을 묻는 질문에서 “서로 고생했다, 수고했다고 얘기했다”며 “경기가 끝나고, 경기에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해서, 상대방에 대해서 존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넘어지는 부분도 많았으니 다친 데는 없는지 서로 물어보기도 했다”고 했다.

박지원은 린샤오쥔이 500m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리자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해줬고 시상대에선 서로 허리를 감싸안으며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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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중국 린샤오쥔(가운데)가 은메달 박지원(왼쪽)이 서로 허리를 감싸안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동메달을 차지한 장성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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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샤오쥔이 쇼트트랙 일정이 모두 끝난 후 박지원을 보고 동기부여를 받는다고 한 데 대해 박지원은 고마움을 표했다.

린샤오쥔은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원이는 동갑인 친구고,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훈련해왔다”며 “원래 내 주 종목은 1500m인데, 이젠 나이를 먹어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좀 힘들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훈련해온 동갑내기 지원이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걸 보고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동기부여를 많이 얻었다. 경기장에서는 경쟁자지만, 밖에서는 친구라 서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임효준 선수가 그렇게 얘기해줘서 굉장히 고맙다. 운동선수가 다른 운동선수를 바라보며 동기부여를 얻는다는 건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많이 얻는다. 또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보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도 든다”고 덧붙였다.

박지원의 다음 목표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다. 서른이 되는 해에 맞는 올림픽이라 의미가 더 남다르다.

박지원은 “이번 아시안게임 때 몸싸움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더 깔끔한 레이스를 펼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며 “첫 종합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거둬 자신감이 생겼다. 올림픽에 갈 수 있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더욱 성장해 꼭 금메달을 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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