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1위 자동차…현대차그룹·한국GM 피해 불가피
현대차, 미국 현지 생산 확대…미국 기여 '긍정 평가'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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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서 멕시코만을 '걸프 오브 아메리카'로 바꾸는 포고문에 서명을 한 뒤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5.02.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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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으로 우리 자동차 산업이 비상이 걸렸다. 연간 수출 물량의 절반이 미국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관세가 부과된다면 가격 경쟁력 저하 등 피해가 예상된다.
다만 우리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및 생산 확대 계획과 이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긍정적 평가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상호관세' 예고…자동차 교역 불균형 직격
1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는 12일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상호관세는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 동등한 관세를 매기는 것을 의미한다.
상호관세의 적용 대상은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지난 7일(현지시간) "우리가 자동차를 공급하지 않는데도 우리에게 파는 경우들이 있다. 우리는 이걸 동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자동차 교역을 직접 언급했다.
이는 미·일 정상회담 직전에 나왔는데, 일본은 미국과의 자동차 교역에서 이익을 보는 주요 국가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상호관세 부과 대상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첫 번째 타깃은 유럽연합(EU)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EU가 미국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반면,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만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불공정 무역'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미 수출 1위 자동차…현대차그룹·한국GM 피해 불가피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들어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 없이 자동차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상호관세에서 한발 떨어져 있지만 자동차 무역 불균형이 문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은 자동차였고, 자동차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이 미국으로 향한다. 수출 규모는 347억 달러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액은 21억 달러에 불과하다. 짐 팔리 포드 CEO는 "현대차, 기아가 사실상 관세 없이 차를 팔고 있다"며 한국 차에 대한 관세를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FTA에 따라 관세를 거의 부과하지 않았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다 유예한 것은 FTA와 관계없이 언제든 관세 카드가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미는 기존 한국산 화물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한 시한을 2021년에서 2041년으로 20년 더 연장하기로 한 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발언만 보면 우리나라를 겨냥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어떤 식으로 적용될지 알 수 없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관세가 적용된다면 우리 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전년 대비 3.4% 증가한 170만8293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 현대차·기아 합산 연간 판매량이 170만 대를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그중 절반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했다.
내수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은 한국GM도 미국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년 연속 1조 원이 넘겼다. 지난해 내수에서 연간 판매량은 35.9% 줄어든 2만 4824대에 그쳤지만, 수출이 10.6% 증가한 47만 4735대를 기록했다. 수출 물량 대부분은 미국으로 향했다.
현대차, 미국 현지 생산 확대…미국 기여 '긍정 평가' 호재
우려했던 만큼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미국 판매량의 60~70%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HMGMA는 연산 최대 50만 대 규모로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까지 더하면 미국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과 트럼프 정부 간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다행스러운 지점이다. 백악관은 지난 2일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현대차그룹이 미 조지아주에 총 130억 달러를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을 건설한 것을 관세 카드 효과의 모범사례로 꼽았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현대차그룹은 40년 가까이 미국 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 투자한 금액만 205억 달러(약 30조 원)"라며 그동안의 기여를 강조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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