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해부(하)] 딥시크 부상에 중국 내 유망 AI 기업 주목
AI 패권경쟁 美의 '블랙리스트' 지정될 정도…옥석가리기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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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술기업들 일부가 모여있는 칭화과기원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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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의 출현으로 중국 AI 기업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정책 덕분에 중국에는 현재 4500개가 넘는 AI 관련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중에서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당국에 등록한 생성형 AI 기업은 무려 302개다. 지난해에만 238개가 신규 등록을 마쳤다.
중국에서 향후 활약이 기대되는 AI 기업은 명문대 사내벤처로 시작해 규모를 키워 독립했거나 '공부 천재' 또는 중국 및 글로벌 빅테크 출신이 창업하는 등 다양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들은 여러 차례의 투자 유치를 통해 대부분 기업가치 150억 위안(4조 원) 안팎의 기업 규모를 인정받았다.
최근 AI 산업의 빠른 발전으로 이 산업에서 기회를 찾고자 하는 창업자들이 늘면서 중국 업계 내에서는 '백가쟁명' 식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생성형 AI 유니콘 기업인 즈푸AI·미니맥스·바이촨·문샷AI(月之暗面 ·웨즈안몐)·스텝펀(阶跃星辰·제웨싱천), 01.AI(零一万物·링이완우) 등 6개 기업은 '여섯마리 AI 호랑이'로 분류된다.
미국 상무부가 '블랙리스트' 찍어 경계하는 즈푸AI
이 중 즈푸AI는 칭화대 컴퓨터학과의 지식공정실험실 연구진이 2019년 설립한 회사다. 40대 초반에 일찍이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펠로로 선정되고 칭화대 석좌교수로 발탁된 탕제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오픈AI에 대항해 독립했다.
2020년부터 챗GLM 모델을 개발해온 즈푸는 2023년엔 오픈소스 버전의 챗GLM-6B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1월엔 차세대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GLM-4과 시각언어모델(VLM)기반의 GLM-4V플러스를 선보였다. 미중 AI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올 초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국으로부터 '블랙리스트'에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즈푸의 상용화 수익은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었고 소비자향 제품인 즈푸칭옌 앱 사용자는 25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연간 매출액은 10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즈푸는 중국 국영 펀드와 텐센트·알리바바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으로부터 100억 위안(2조 원)이 넘는 투자액을 유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즈푸의 기업 가치는 200억 위안(4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미니맥스는 중국 전통AI 기업으로 평가받는 센스타임 임원 출신이 창업한 기업이다. 오픈AI의 소라와 유사한 동영상 생성 도구인 비디오-01을 출시했고 소비자용 AI 플랫폼인 하이뤄AI도 대표적 상품 중 하나다. 지난해 시리즈B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 가치는 175억 위안가량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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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샷AI가 입주해있는 중국 하이뎬구 중관춘 징둥과기빌딩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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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생 AI 천재가 이끄는 문샷AI…설립 2년만에 기업가치 4조
딥시크와 함께 중국 생성형 챗봇 개발 스타트업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문샷AI는 칭화대 '야오반' 출신의 93년생 양즈린이 2023년 4월 창업해 중국 내에서 2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키미'를 출시했다. 최근엔 주요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GPT-4o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 키미-1.5를 선보였는데 이미 40억 개가 넘는 질문에 답변을 완료했다.
훙빈자본, 메이퇀, 알리바바, 샤오훙슈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문샷AI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3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진다.
바이촨은 텐센트 자회사에 편입된 중국 검색엔진 회사 소고우의 CEO와 COO 출신 왕샤오촨과 루리윈이 5000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확보한 후인 2023년 4월 창업한 회사다. 의료, 교육, 금융 분야의 LLM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초점을 맞춘 바이촨은 지난해 1월 1000억개 이상의 매개변수가 있는 LLM 기반의 바이촨-3을, 같은해 5월엔 AI비서 바이샤오잉을 각각 발표했다.
이후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빅테크 및 주요 기관투자자로부터 3억 달러가 넘는 자본을 유치하는 등의 시리즈A 단계의 투자 유치를 마쳤다. 현재 기업 규모는 200억 위안 수준이다.
스텝펀은 MS 글로벌 부사장 출신인 장다신이 이끄는 기업으로 2024년부터 스텝 시리즈의 모델을 선보였다. 1000억 파라미터 멀티모달 모델인 스텝-1V는, 출시 직후 오픈콤패스 멀티모달 모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상하이 국유자본, 텐센트 등으로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01.AI는 마이크로소프트 부총재, 구글차이나 대표를 거쳐 벤처투자사인 창신공장을 이끌어온 리카이푸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리카이푸 대표는 오픈AI의 등장 이후 중국판 챗GPT 구축에 힘을 보태기 위해 회사 창업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글, 화웨이, 알리바바 등 빅테크 소속의 연구원들을 이끌고 회사를 창업한 01는 창업 7개월 만에 LLM 기반의 'Yi-34B'를 선보였으며 현재는 1000억 개가 넘는 매개변수를 갖춘 LLM을 개발 중이다. 특히 미국의 제재를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GPU를 비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최근 AI 산업의 경쟁이 격화되고 비즈니스 모델 구축의 어려움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공동 창업자가 바이트댄스로 이직하는 등의 부정적 현지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리옌훙 바이두 창업자는 지난해 10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상 여러 차례의 기술 변화가 일었던 것처럼 AI 산업에도 초기의 흥분 단계를 거치면 거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버블 이후 단 1%의 기업만 두각을 나타내고 계속 성장해 사회에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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