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부차관보
“한·미·일 협력 지속하는 것 정말 중요”
미·북 대화 바라지만 “김정은 인센티브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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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박 전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부차관보가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관하는 '아이 온 코리아'에 출연해 발언을 하고 있다. /KE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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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박 전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부차관보(대북특별대표)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경우 “한국을 포함한 동맹에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어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한 ‘캠프 데이비드’ 합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북한의 공격적인 태도 속 다양한 레벨에서 3자 협력을 지속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중앙정보국(CIA)·국가정보국(DNI) 출신 한반도 전문가로, 바이든 정부 국무부에서 3년 반 동안 대북(對北) 업무를 담당한 뒤 지난해 7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가 공개 석상에서 발언한 건 퇴임 후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한미경제연구소(KEI·원장 스콧 스나이더)가 주관하는 ‘아이 온 코리아’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미·일 관계는 바이든 정부 시절 우리가 추진한 가장 중요한 외교적 노력 중 하나였다”며 “이 지역에 매우 역동적이고 부유하며 민주적인,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두 곳(한국·일본)이 있다”고 했다. 정상급만 아니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여러 분야에서 3자 협력을 위해 노력한 점을 강조하며 “근육 기억(muscle memory·반복된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되는 체화 과정)을 강화해 한·미·일 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중국은 공격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고, 북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지정학적 도전을 고려할 때 이런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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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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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를 시사한 가운데, 박 전 대표도 “트럼프 정부가 김정은과 더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은 미국과 외교를 할 인센티브가 적다”고 했다. “과거 북한은 중국을 견제하거나 한미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는데 지금은 러시아가 있고 중국도 북한의 매우 나쁜 행동을 묵인하고 있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인센티브가 적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북한을 ‘핵 보유 세력(nuclear power)’이라 표현했는데, 박 전 대표는 “북한이 항상 원했던 것으로 (이를 인정하면) 북한에 존재하지 않던 광채(luster)를 부여하고 ‘불량 국가(rogue state)’라는 지위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며 “탄도 미사일에 자원을 쏟아붓는 노력을 해체하지 않고 정상급에서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것은 한미동맹에 엄청난 도전을 안겨줄 것”이라고 했다. 한국 내 자체 핵무장 여론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도 우려했다.
박 전 대표는 ‘트럼프가 한미동맹에 대해 새로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한국은 (트럼프 1기 시절인) 2019년, 2020년 때와 다르다”며 북한에만 초점을 맞추던 외교에서 벗어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으로 외연이 확장된 것을 평가했다. 트럼프가 10% 관세 부과 등으로 새로운 미·중 관계를 예고한 가운데 “중국은 경제·정치적 강압을 사용하여 그들의 길을 가고 있고, 한국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자국 기업·경제에 어떻게 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지정학적 현실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바이든 정부가 동맹국·파트너에게 집중한 이유는 함께하면 더 강해지기 때문”이라며 “중국에는 진정한 동맹국·파트너가 많지 않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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