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6 (수)

“100년 걸린 디즈니, 티니핑은 30년 내에 구축할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만났습니다]①김수훈 SAMG엔터테인먼트 대표

“한국 첫 요정물…성공 확신 있었다”

“유아들부터 청소년, 성인도 팬덤 합류…‘공감’ 적중”

올해 러시아·동남아 진출 계획…“가파른 성장만 남아”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캐치! 티니핑은 확장성이 뛰어난 콘텐츠입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캐릭터가 나올 뿐만 아니라 웹툰, 게임 등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디즈니가 캐릭터에서 테마파크, 방송국까지 이어지는 모델을 구축하는 데 100년 걸렸다면 우리는 30년 안에 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수훈 SAMG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 김태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티니핑의 아버지’ 김수훈(51) SAMG엔터(419530)테인먼트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유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까지 확대된 캐치! 티니핑의 인기 비결에 대해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이 가진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처음 등장한 캐치! 티니핑은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는 ‘파산핑’, ‘등골핑’으로 알려진 TV 애니메이션이다. 현재 ‘시즌5’까지 방영됐으며, 지난해 극장용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이 12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흥행은 유아에서 초등학생, 20대 이상의 성인들까지도 티니핑 팬덤에 합류하면서 인형·의류 등 관련 제품들의 인기로 이어졌다.

SAMG엔터의 이같은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픽사의 ‘토이스토리’를 본 뒤 애니메이션에 빠져들어 대학을 중퇴하고 독학으로 애니메이션 관련 기술과 지식을 습득했다. 김 대표는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수천 번의 시도와 노력 끝에 지금의 티니핑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올해를 티니핑 등 SAMG의 콘텐츠 사업 확장 원년으로 삼고 중국과 일본 외에도 러시아, 동남아시아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캐치! 티니핑의 인기 비결은.

△티니핑은 생각보다 역사가 길다. 팬덤도 생기고 있고, 스토리나 캐릭터도 지속 발전하고 있다. 기본적인 인기 비결이라면 ‘공감’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편적인 사랑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도 갖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이다. 그런 것들을 잘 공감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티니핑 캐릭터는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처럼 단순한 구조가 아니고, 확장성이 있다. 요즘에는 커뮤니티가 중요한데, 티니핑은 팬들이 스스로 상상해서 글을 쓰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놀다 보면 더 빠져드는 구조다. 그냥 재미있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티니핑 캐릭터를 만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

△수천 개의 캐릭터를 만들고 고치면서 티니핑 캐릭터가 탄생했다. 초기 캐릭터는 지금과 많이 다르다. 그만큼 갑자기 생각한 것이 아니라 수년간 꾸준히 기획해 온 끝에 만들어냈다. 세계적으로는 ‘요정물’이라는 장르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어서 한번 도전해보기로 하고 집중했다. 최종 결과물을 봤을 때는 잘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 티니핑이 나오기 전에는 공주물이 인기가 많았지만 티니핑 이후 국내에서도 피규어가 잘 팔리는 등 효과가 확장되고 있다.

-지금까지 150여가지의 티니핑 캐릭터가 있는데 더 확대할 수 있는지.

△수천 개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도 있다. 지금은 티니핑 애니메이션만 나와 있지만 디지털로 확장하고 있고 웹툰과 게임도 만들 계획이다. 게임은 기존의 게임사들하고 합작해서 준비 중인데 로블록스 같은 플랫폼 게임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명 게임에 티니핑이 등장하는 프로모션도 다수의 게임회사와 논의 중이다.

-요즘 티니핑이 재밌다는 성인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인 사랑의 하츄핑 이후로 기존의 4~7세가 주를 이뤘던 팬덤이 초등학생과 중·고교생 등 청소년들로 확대됐다. 이는 유튜브나 포털의 이용자 연령 데이터 등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랑의 하츄핑은 아이들과 함께 온 엄마·아빠 이외에 20대 성인들도 적잖게 극장을 찾아 관람했다.

티니핑의 이용자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다양한 분야로 티니핑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유아들은 게임을 하지 않지만 청소년층의 유입으로 갑자기 플랫폼 게임 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웹툰 제작도 논의 중이고 출판시장도 10배 정도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식품과 커피, 패션브랜드 등 티니핑 캐릭터를 활용하겠다는 제안도 줄을 잇고 있다. 패션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 많이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도 브룩스 브라더스와 협업 중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후속은 언제 나오나.

△일단 2편은 올해 겨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말이 될 수도 있고, 내년 초가 될 수도 있다. 콘셉트는 올 상반기 안에 공개될 것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기본적으로 기획 1년을 포함해 총 3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시나리오는 내가 직접 집필했는데 현재 3편까지 다 나와 있는 상태다.

이데일리

김수훈 SAMG엔터테인턴트 대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올해 실적 전망은.

△지난해 전체로는 적자(약 61억원)상태지만 이는 계획된 적자였다고 볼 수 있다. 성장을 위해 투자를 많이 해서다. 우리 관점에서 보면 캐치! 티니핑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콘텐츠이므로 굉장히 잘 만들어야 하고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지난 2~3년간 완구와 물류 플랫폼 등을 모두 구축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최근 성과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만 남았다. 작년 매출액이 1164억원인데, 올해 매출액은 1400억~15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이어 일본에 진출했는데, 현재까지 성과와 올해 추가 진출 계획은.

△일단 중국에서는 캐치! 티니핑과 메탈 카드봇이 지난해 거의 최고 수준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식재산권(IP)이 크게 인기를 얻는다는 게 어렵지만 이같은 기조는 유지되면서 점점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굉장히 캐릭터 사업이 매우 어려운 나라인데 지난해 생각보다 진출 결과가 좋았다. 티니핑2를 가볍게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아 6월께 세번째 시즌을 선보이려고 한다. 이외에도 상반기 중으로 러시아의 메이저 방송사와 계약을 맺고 방영을 앞둔 상태다. 동남아시아는 본래 계획에 없었지만 최근 K팝 관련 팬덤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청소년층을 위주로 공략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한국의 디즈니를 표방하고 있는 듯 하다.

△디즈니가 캐릭터를 만들고, 테마파크를 구축하고 방송국을 인수하는 과정을 참고하고 있다. 디즈니가 100년 걸려 구축한 것을 우리는 30년 안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에 콘텐츠형 테마파크가 하나도 없는데 우리가 구축하고 있다. 판교 티니핑 월드는 초반 경험 부족으로 헤맸지만 운영 노하우가 늘면서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티니핑 월드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 커플도 많이 찾는다. 디즈니랜드도 지속해서 신규 아이템이 추가되고 새로운 영화가 나오면 새로운 테마를 추가하는 것처럼 티니핑 월드도 그렇게 될 것이다. 기존 대형 테마파크 전문회사들과 협업도 예정됐다. 장기적으로는 티니핑 월드 외에 새로운 테마파크를 더 큰 규모로 만들 계획이다.

김수훈 SAM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1974년생 △SAM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정회원 △콘텐츠해외진출 수출유공포상(대통령상) 수상 △한국애니메이션협회 부회장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