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화 가속]② "자취는 사치" 신세한탄
늘어난 외국인과 공간대여 수요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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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의 한 대학가 알림판에 하숙 및 원룸 공고가 붙어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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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대학가 원룸 월세가 오르며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학기를 앞뒀지만 '공부보다 월세가 더 걱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11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연립·다세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월세는 평균 약 73만 원(보증금 1000만 원 기준)으로 조사됐다.
자치구별로 보면 관악구는 74만 원으로 전달(68만 원) 대비 약 9%(6만 원) 올랐다.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모 씨는 "자취가 사치가 된 시대에 살고 있다"며 "한 학기 월세가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다"고 토로했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이 자리한 서대문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촌역과 이대역 사이 새로 들어서는 신축 원룸(전용 31㎡)은 현재 월세 165만 원에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신촌역 7번 출구 도보 150m 거리에 위치한 오피스텔(전용 25㎡) 월세 역시 168만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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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공인중개소가 밀집된 한 상가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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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들은 대학가 월세가 오르는 이유로 △전세사기 △비아파트 공급 감소 △임대인·임차인 월세 선호 △기숙사 부족 △외국인 및 공간대여 수요 증가 등을 꼽았다.
H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월세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인건비, 공사비 상승으로 신축 원룸, 오피스텔 공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개사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좁더라도 신축만 고집한다"며 "임대인들도 이를 잘 알고 있어 월세를 낮추려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늘어난 외국인과 공간대여 수요도 한몫했다. K 공인중개사 대표는 "외국인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한다"며 "최근에는 공간대여 사업을 하겠다며 역세권 신축 원룸·오피스텔을 찾는 사업자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의 월세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사기 여파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은 더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비아파트 시장은 월세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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