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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꿀잠, 먹는 건가요?”…‘이것’ 때문에 잠 설치는 이들 많다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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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휴대폰 사용, 숙면 방해하는 주요 원인

“눈 건강·뇌 기능 전반 부정적 영향 미칠 수 있어”

직장인 김모(42) 씨는 매일 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 처음에는 간단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확인하고 잠들 생각이었지만, 흥미로운 영상과 새로운 게시물을 보다 보면 어느새 1~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김씨는 아침마다 극심한 피로를 느꼈고, 출근 후에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눈이 자주 피로하고 건조해지는 증상도 나타났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쉽게 고치지 못했다.

결국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잠들기 최소 1시간 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블루라이트 차단 필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점차 수면의 질이 개선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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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이 있다면 ‘디지털기기 시차증’을 겪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사람이 잠자리에 들기 전 휴대폰으로 SNS를 확인하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무심코 몇 시간을 보내다 늦게 자고, 결국 피곤함을 느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습관은 단순히 피로를 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눈 건강과 뇌 기능, 전반적인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잠들기 전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숙면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밤이 되면 신체는 멜라토닌 호르몬을 분비해 수면을 유도하는데, 휴대폰의 블루라이트와 기타 인공 조명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이로 인해 수면 중 자주 깨거나, 수면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주기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체중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하면서 식욕이 늘어나고,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저녁에 밝은 빛에 노출될수록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두운 환경에서 밝은 휴대폰 화면을 오랜 시간 응시하면 뇌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 중 10LUX 정도의 약한 빛에 노출된 경우 다음 날 낮의 뇌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부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면서 작업 기억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은 불면증과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연구팀 자료를 보면, 스마트폰 사용으로 늦게 잠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 수준이 25%, 불안 수준이 14% 이상 높게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사람의 48.1%가 불면증 위험군에 속한 반면, 스마트폰 사용으로 늦게 잠드는 사람은 81.5%가 불면증 위험군에 속했다.

어두운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보면 홍채가 확장되면서 더 많은 빛이 망막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 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노출되면 망막과 시세포가 손상될 위험이 높아진다. 안구건조증, 백내장, 녹내장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할 경우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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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휴대폰이나 TV 시청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실천하기 어려운 경우 점진적으로 사용 시간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침실 환경을 어둡게 조성하고, 최적의 수면 온도(섭씨 18~21도)와 습도(50% 이상)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20분 이내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기보다 책을 읽거나 가벼운 활동을 하다가 졸릴 때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오래 누워 있으면 오히려 긴장이 증가하여 수면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면은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며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을 누리되, 잠들기 전 사용을 자제해 더 나은 수면 습관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숙면하는 5가지 팁

▲침실 어둡게 유지 = 스마트폰 화면뿐만 아니라 방 안의 조명도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커튼을 닫고 조명을 낮춰 몸이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도록 한다.

▲휴식 돕는 루틴 만들기 =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차분한 음악을 듣는 등의 습관을 들이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활동은 신체와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해준다.

▲스마트폰 대신 책이나 명상 활용 =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면 뇌 활동을 진정시킬 수 있다. 명상을 통해 하루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다.

▲낮 동안 활동적이기 = 낮 동안 충분한 신체 활동을 하면 밤에 자연스럽게 피로가 쌓여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단, 자기 직전 격렬한 운동은 몸을 긴장시켜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 알코올 피하기 = 카페인은 각성을 유도해 저녁 이후에는 커피, 초콜릿, 탄산음료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잠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깊은 수면을 방해해 수면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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