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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월)

중국서도 결혼 안하고 배달노동자 한다고?… “한국하고 똑같네”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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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혼인건수 610만건… 9년 연속 내리막

세계일보

2024년 4월 21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한 신혼 부부가 바다 옆에서 웨딩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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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으며 배달노동자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 한국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배달노동자의 삶을 그린 ‘역행인생’은 배달노동자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중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인공 가오즈레이는 40대 가장으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IT회사에서 근무하지만 회사에서 해고당한뒤 배달노동자의 삶으로 뛰어든다.

영화에선 중국 배달원들의 어려운 근무환경을 묘사했다. 배달에 늦거나 고객의 악평을 받으면 벌점을 받아 월급에서 까인다. 또한 신입 배달원에겐 먼 거리의 배달만 배차했고 기존 배달원들에게는 가까운 거리 좋은 배달만 배차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달노동자들의 환경은 역시 좋지 않다. 우선 많은 배달노동자들은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며,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소득이 불안정하다. 또한 주문량에 따라 장시간 근무해야하고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해 배달하기 때문에 교통사고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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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리는 와중에 배달길에 나선 배달노동자. SNS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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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요즘 같은 한파의 날씨에 마땅히 대기할 공간이 없고 비가 올 때도 우비를 입은 채 배달을 해야한다. 이외에도 장시간 운전이나 이동으로 인해 신체적 피로와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이유로 중국과 한국에선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차이신·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610만 6000쌍이 혼인신고를 했는데 이는 전년도 혼인신고 건수 768만건에서 20.5%(157만4000건) 급감한 것이다.

1980년 이후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2013년 1346만9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부터 9년 연속 줄었다.

중국 당국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출산 지원책을 도입하고 대학에서 연애·결혼 관련 강의를 도입하도록 촉구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산 가능 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결혼·출산 기피 등 근본적인 상황은 바뀌지 않고 있다.

중국서 결혼과 가정 꾸리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중국의 높은 양육·교육비용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고, 일자리가 있어도 장기적인 전망에 불안감을 느끼게 된 것도 결혼·출산 기피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3년 혼인건수가 12년 만에 소폭 늘었으나, 3년 연속으로 20만건을 밑돌았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1996년 40만건대였던 혼인 건수는 2021년부터 20만건 밑으로 떨어져 19만대로 유지중이다.

초혼 연령은 남자 34.0세, 여자 31.5세로 1년 전보다 각각 0.3세, 0.2세 올랐다.

결혼이 늦어지다보니 출산율 역시 하락했다.1980년 출산율은 2.82에서 2022년 0.78로 감소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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