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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마트 가면 돈 많이 쓰잖아"…불황에 오히려 매출 늘어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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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만큼만 알뜰 구매
작년 유통업체 실적감소
'SSM' 나홀로 성장 눈길

머니투데이

2024년 주요 기업형슈퍼마켓 실적/그래픽=윤선정



지난해 21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불황에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대신 슈퍼마켓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용량 제품을 사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알뜰 쇼핑족이 늘어나면서다.

10일 통계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은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연도별로는 2022년부터 0.3% 줄더니 2023년에 1.5%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이 폭이 더 커진 것이다.

1995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소매판매액이 감소한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16.3%), 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3.2%),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0.1%)뿐이다.

당시에는 일시적으로 소매판매액이 줄어도 이듬해 바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소매판매액이 3년째 줄어든 건 유례 없는 일이다.

최악의 내수침체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부분의 유통업체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기업형슈퍼마켓(SSM)은 나홀로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는 지난해 매출 1조6080억원, 영업이익 315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1.1%, 15.4% 각각 증가했다.

GS더프레시의 매출은 3년,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소매판매액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과 성장시기가 일치한다. SSM이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오히려 소비자들이 발길을 끄는 '불황형 유통채널'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롯데슈퍼 역시 지난해 매출 1조2962억원, 영업이익 293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4.4% 늘었다. 55억원 손실을 기록한 2022년 이후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매출(5조5765억원)과 영업이익(650억원)이 각각 2.8%, 25.5% 줄어든 롯데마트와 대조적이다.

실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이커머스, 하이마트, 홈쇼핑 등 롯데쇼핑이 운영 중인 유통채널 가운데 영업이익이 증가한 사업군은 SSM과 홈쇼핑 단 둘 뿐이다. 롯데홈쇼핑이 2023년 6개월간 새벽 시간대 송출중단을 받아 매출과 영업익 모두가 감소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SSM만 나홀로 성장한 셈이다.

SSM의 경우 접근성과 소용량 위주 상품을 판매하는게 최대 강점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물가까지 오르면서 필요한 만큼만 사는 실속형 쇼핑이 가능한 채널이라는 얘기다. SSM이 클릭만 하면 원하는 시간대에 집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장보기 채널의 '보완재'로 작용한 점도 시장을 키운 요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에 대한 수요가 일부 줄었고 집 근처 슈퍼마켓 등에서 필요한 물품만 소량으로 구매하는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하는 유통업체 매출동향도 이같은 경향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국내 SSM 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4.6% 늘며 편의점(4.3%)을 제치고 가장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백화점은 1.4% 성장에 그쳤고 대형마트는 0.8% 줄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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