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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목)

[밀착카메라] 40일 넘게 발 묶인 비행기…'무안공항 폐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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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폐쇄 길어질 듯…광주·전남 지역 여행업계 위기

지역 여행업계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로 운영해달라"



[앵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주말에 희생자들의 49재가 진행됩니다. 공항은 올 가을까지 문을 닫을 걸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공항 내부에 있던 다른 여객기들이 그대로 발이 묶였고, 지역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40여 일 만에 다시 찾은 무안국제공항은 조용했습니다.

공항 1층엔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몇 명이 오갈 뿐입니다.

유가족이 머물고 있는 2층은 가족들의 뜻에 따라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에는 도롯가에 차들이 가득했고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굉장히 고요한 그런 모습입니다.

한 스님이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기도를 합니다.

며칠째 내린 눈으로 이곳 무안국제공항 주변은 하얀 눈 천지가 됐습니다.

추모의 벽이라고도 불렸던 이 철조망 앞에는 이렇게 분홍색 추모 리본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그 아래로 고인들을 위에 놓아둔 음식들은 이렇게 눈에 뒤덮인 상태입니다.

철조망의 안쪽을 볼 수 없게 파란색 가림막이 설치됐는데 그 너머로 보이는 활주로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공항 바깥 상황을 자세히 보니, 비행기 한 대가 서 있는 게 보입니다.

저렇게 녹색 진에어 항공기가 보입니다.

참사 직전 대만에서 들어온 항공기인데 공항이 폐쇄되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항공사가 입은 금전적 손해도 상당한 걸로 추정됩니다.

업계에선 "언제든 이륙하면 되는 상황인데, 관계당국이 40일 넘게 방치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JTBC에 "신속히 조치하겠다는 입장 말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

광주·전남 지역 여행사들은 고사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무안공항 폐쇄가 올 10월까지로 길어질 수 있다는 전남도청의 예측이 나오면서 더욱 술렁이고 있습니다.

무안공항 출발 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광주 시내의 한 여행사입니다.

여기 보면 무안 직항 전세기 상품 올 5월 7일까지 출발하는 일정이 포스터로 이렇게 홍보가 되어 있는데 지금은 이게 다 없어졌습니다.

안쪽 한번 들어가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직원 6명이 근무했던 이 사무실엔 이제 딱 1명만 근무하고 있습니다.

[황윤석/광주 지역 여행사 대표 : 가장 바쁜 시기가 바로 1년 중에 방학 때인 1, 2, 3월. 12월 중순부터 해서 3월까지 이때 모든 매출액을 저희가 만드는데 지금 이 매출액 자체가 완전히 제로가 돼 버렸습니다. 100% 제로가 됐다고 봐야죠.]

이 지역 관광업체들은 비대위를 구성했습니다.

비극적인 참사의 여파라는 점에서 그간 "힘들다"는 말을 삼가왔습니다.

[선석현/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 : 사실은 그 참사 이후에 저희 업계에서는 언론에 이야기하지 말자… 우선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이 먼저이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이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선석현/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 : 저희가 협회에서 조사한 바로는 한 150여개 업체에 (취소 고객) 2만명 정도로 지금 피해가 있고요. 그걸 아마 매출로 산출을 하면 한 300억원 정도…]

지역 여행업계는 무안공항 폐쇄가 풀릴 때까지 광주공항에 국제선을 임시로 운영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곧 참사 희생자들의 49재가 열립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이 공항에서 다시 비행기가 뜨고 내릴 겁니다.

온전한 추모와 철저한 원인 규명 그리고 관광업계의 생존 방안까지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때입니다.

[작가 유승민 / VJ 김진형 / 영상편집 김영선 / 취재지원 홍성민]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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