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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월)

“회사명 바꾸고 중고렌털 활성화”...재도약 노리는 SK렌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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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SK렌터카 대표 인터뷰
하반기 새로운 사명 및 BI 공개
렌털기간·조건 등 서비스 확대
신차구매 늘리고 영업조직도 강화
2029년까지 매출 3조 달성할 것


매일경제

이정환 SK렌터카 대표이사 2025.1.31 [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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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에 인수된 SK렌터카가 사명을 변경하고 재도약에 나선다. 새로운 비전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의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다.

최근 서울 을지로 사무실에서 만난 이정환 SK렌터카 대표는 “사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CI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이를 위한 사내 TF 발족을 시작으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사명 변경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사명에서는 ‘SK’란 명칭이 빠진다. 지난해 8월 SK그룹을 떠나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인수된 만큼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는 취지다.

이와함께 브랜드 아이덴터티(BI)를 새로 만드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SK렌터카는 개별 브랜드를 만들지 않고 SK렌터카라는 회사명을 내세워 자동차 렌털 서비스 등을 제공해왔다. 고객들이 좀 더 친근하게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BI 런칭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사명과 CI·BI는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SK렌터카는 2023년 기준 약 1조4000억원이던 매출액을 2029년까지 3조원으로 늘리고, 종국에는 업계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 자리 수에 머물고 있는 세전 이익률을 두 자리 대로 높이는 것도 또 다른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이 대표가 추진중인 것이 ‘중고렌털 서비스’ 강화다. 중고렌털은 고객이 반납한 렌터카를 중고시장에 내다팔지 않고 다른 고객에게 다시 빌려주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중고차를 매각하면 다시 신차를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는 현금이 들어오지만, 중고차 렌털을 하면 매월 소액의 렌털료만 들어와 2~3년간 재무지표들이 악화된다”며 “이 기간만 버티면 이전보다 수익성이 높아짐에도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단기 실적악화와 자금경색을 견디지 못해 중고차 렌털을 활성화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렌털 시장은 블루 오션”이라고 강조한 이 대표가 중고차 렌털 서비스 활성화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SK렌터카의 대주주인 어피니티가 단기실적이 아닌 중장기적 회사가치 향상에 초점을 맞추며 이 대표의 전략을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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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SK렌터카 대표이사 2025.1.31 [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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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렌털 기간·렌털 조건 등도 획기적으로 다양화할 방침이다. 그는 “예를들어 현재 모든 렌터카 회사들은 장기계약 4년을 기본으로 상품을 구성한다”며 “월 납입료조차 회사별로 차이가 없기에 고객 입장에서는 사실상 회사만 다를 뿐 똑같은 상품을 구매해야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를 버리고 고객이 원하는 렌털 기간에 맞춘 상품을 출시하고, 차량 역시 고객이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고객의 선택 자유도를 확 높인다는 것이다.

이밖에 급변하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정비 서비스도 다양화한다. 예를 들어, 엔진오일은 통상 거리나 기간을 기준으로 연 1~2회 교체하지만, 정체 구간이 심한 도심 주행이나 혹서기•혹한기 등을 고려하여 엔진오일 교체 주기 및 횟수를 다변화하고, 서비스 장소도 정비소 방문은 물론, 출장 정비까지 제공하는 등 고객 니즈에 맞춰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고객은 차를 소유하지 않고 빌려 타기 때문에 정비, 보험 등을 일체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Just Ride) 서비스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규 투자도 단행한다. 올해는 신차를 전년 대비 약 30% 가량 늘려서 구입할 예정이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인프라 투자도 병행한다. 충남 천안에 자동차 경매장과 이와 관련한 복합 물류기지 조성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회사 IT 시스템을 혁신하는 작업도 올해 착수한다.

영업 조직도 강화한다. 이 대표는 “흥하는 회사는 지원 조직 구성원들이 영업 조직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한다. 영업이 회사의 핵심부서로서 보상도 크고 승진의 기회도 많기 때문이다. 반면에 망하는 회사는 영업 조직 구성원이 지원 조직으로의 이동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1988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나무에 나이테가 생기듯 레거시(legacy)들이 많이 쌓였다”며 “우리 회사의 레거시 가운데 좋은 것도 있지만 안 좋은 것도 있는데 바로 조직 간 격벽(silo)이 그 예”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떤 직원이건 SK렌터카의 모든 상품을 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며 “영업 업무 사이의 격벽을 없앤 뒤 회사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보다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 하루에 국내선 비행기를 3번이나 타며 전국 각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만났을 정도로 구성원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이 대표는 “SK렌터카에 합류한 지 6개월이 채 안 됐고, 그간 업무 파악에 매진하며 기존 시스템과 프로세스 등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시기라 구성원들과 식사자리를 많이 갖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올해 꼭 도전해 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전국에 계신 구성원들을 모두 찾아 뵙고 함께 일하는 우리 ‘식구’ 얼굴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대주주인 어피니티의 ‘중국계 자본’이란 루머에 대해서도 SK렌터카에 대한 소비자의 오인과 더불어 중국계 회사라는 잘못된 프레임이 씌워져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직원들의 자존감에 상처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어피니티 투자자들은 약 95%가 미국, 유럽 등을 포함한 글로벌 연기금 및 투자기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중국 자본이나 펀드의 영향력은 없기 때문이다. 김동은기자·사진/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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