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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우려가 현실로" 보험사 건전성 '악화'…당국 권고치 미달 보험사 속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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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풀리기' 주범 지목된 무해지 상품 해지율 강화한 제도 도입

지난해 말부터 킥스 비율 악화…킥스 150% 이하 보험사 속출 전망

뉴스1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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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의 주범으로 지목된 무해지 상품 해지율을 강화한 제도를 도입하자 지난해 말 보험사의 건전성이 악화됐다. 건전성 지표인 킥스(지급여력, K-ICS) 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 150% 이하로 떨어지는 보험사들이 속출할 전망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한라이프의 킥스비율은 206.8%로 전년 동기 250.8% 대비 44%포인트 하락했다.

KB손해보험 킥스비율은 188.1%로 전년 동기 대비 27.8%포인트 떨어졌고, KB라이프는 265.3%로 64.5%포인트 하락했다. 이들 보험사의 지난해 말 킥스비율이 크게 뒷걸음친 이유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강화된 무해지 상품 해지율 제도가 도입된 영향이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그동안 보험사들이 낙관적이고 자의적인 계리적 가정을 사용해 과도한 이익을 부풀려 왔다고 지적하며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금감원은 납입 기간 내에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싼 무·저해지상품을 지목했다. 무해지상품은 출시된 지 10년이 안 된 보험상품으로 해지율 예측에 실질적인 경험통계가 없다. 이에 보험업계는 해지율 통계가 부재한 구간의 예상해지율을 높게 적용하는 낙관적인 방식으로 무해지 보험의 수익을 과다 인식했고, 상품 가격을 적자 수준으로 낮춰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무해지 보험의 해지율 모형이 시간이 갈수록 해지율이 낮아져 완납 시점에는 0%에 수렴하는 로그-선형(Log-Linear) 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제시했다. 다만 보험사마다 다른 경험통계 특수성으로 별도의 예외모형을 적용할 경우에는 △한정된 모형 내 △감사보고서·경영공시에 다른 모형 선정의 특별한 근거와 원칙모형과의 차이(CSM, K-ICS, 당기순이익 등)를 상세히 공시 △금감원이 집중 점검하는 등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도록 했다. 당국의 엄격한 요건이 부담스러운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올해 연말 결산에 '원칙모형'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해지 보험 해지율 원칙모형이 지난해 4분기부터 적용되면서 보험사의 킥스비율, 계약서비스마진(CSM), 순이익 등 결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나마 자본건전성이 높은 신한라이프나 KB라이프는 충격이 덜하다. 문제는 킥스 비율 150%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들이다.

킥스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지표로 이를 통해 보험사의 경영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킥스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고,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그 아래로 떨어질 경우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또 200% 미만일 경우 배당 가능금액에도 제한이 따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제 보험사의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 비율은 202.7%, 경과조치 후 218.3%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생보사의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191.2%, 경과조치 후는 211.7%이고, 손보사는 경과조치 전 218.7%, 경과조치 후 227.1%를 유지하고 있다.

경과조치는 금융당국이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의 킥스비율이 떨어질 것을 고려해 해당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신규위험액 측정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한 조치로, 현재 총 19개 보험사에 경과조치가 적용됐다.

지난해 9월 기준 킥스 비율 150%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는 KDB생명, IBK연금보험, IM라이프, 푸본현대생명,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다. 특히, MG손보는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전 33.9%·경과조치 후 43.4%로 자본잠식이 심각하다.

또 푸본현대생명 경과조치 전 17.3%·경과조치 후 200.9%, KDB생명 경과조치 전 66.3%·경과조치 후 179.5%, ABL생명 경과조치 전 113.1%·경과조치 후 152.5%, 롯데손보 경과조치 전 128.7%·경과조치 후 159.8%다.

또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킥스비율 200%를 넘기지 못했다.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전 164.1%이고, 교보생명은 경과조치 전 170.1%·경과조치 후 222.3%다. 대형 손보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의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이 170.1%로 200%를 넘기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강화된 무해지 상품 해지율 제도의 영향으로 보험사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킥스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들이 대거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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