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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이정후? 믿을 만한 선수지” SF 언론, 기대감 폭발한다… 1647억 스타에 미국이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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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이맘때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들은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의 이름으로 노래를 불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이정후는 분주한 오프시즌을 보낸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많은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였다. 미국에서 단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한 선수에게 6년간 1억1300만 달러(약 1647억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모험이었지만 오랜 기간 이정후를 지켜본 샌프란시스코는 확신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영입한 노림수는 확실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좌타 라인의 타율이 떨어졌고, 확고부동한 리드오프가 없었으며, 여기에 어지럽게 전개된 중견수 포지션은 공·수 모두에서 평균 이하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고타율을 기록할 수 있으며, 중견수 수비에서도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 속에 거액을 베팅했다. 팀이 가진 문제점을 단칼에 해결해 줄 자원으로 기대한 것이다.

아쉽게도 첫 해는 그렇지 못했다. 이정후의 문제라기보다는 부상 탓이었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2024년 5월 13일(한국시간) 신시내티와 홈경기에서 홈런성 타구를 잡으려고 뛰어 올랐다 펜스에 왼 어깨를 크게 부딪혔다. 의료진의 정밀 검진 결과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고, 샌프란시스코는 재활로 버티는 것보다는 차라리 일찍 수술을 하고 멀쩡하게 2025년을 대비하길 바랐다. 이정후의 시즌은 그렇게 끝이 났다.

사실 아까운 시간이다. KBO리그에서 뛰다 곧바로 미국으로 넘어간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의 환경이 낯설다. 투수들에 적응하는 시간, 게임 흐름에 적응하는 시간, 경기장에 적응하는 시간, 메이저리그의 빡빡한 일정에 적응하는 시간이 모두 필요했다. 설사 첫 시즌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면 적절한 적응기를 가질 수 있었지만 부상으로 모든 게 날아갔다. 이정후의 2년 차가 더 바쁠 이유다.

다행히 어깨가 완벽하게 회복된 이정후는 올해도 샌프란시스코 언론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윌리 아다메스, 저스틴 벌랜더 등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무차별적인 전력 보강에 나선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 코빈 번스라는 확실한 에이스감을 확보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전력 차이가 좁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지난해 제대로 써 보지도 못했던 이정후의 이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좋은 활약을 한다면 사실상의 신규 FA 영입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각 매체마다 2025년 샌프란시스코의 키플레이어로 이정후의 이름을 뽑고 있는 가운데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 또한 올해 이정후의 좋은 성과를 점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디 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이번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하는 야수 26명의 리포트를 다뤘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지난해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면서도, 분명 시즌 중 나아지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올해 활약을 기대하고 나섰다.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 이 KBO리그 스타의 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도 첫 시즌부터 아주 뛰어난 활약을 기대한 것이 아닌,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성과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디 애슬레틱’은 “왼쪽 어깨 탈구 부상으로 (지난해 출전이) 37경기로 제한됐던 이정후는 6년 1억1300만 달러의 계약에서 2년 차에 접어든다”고 소개했다.

‘디 애슬레틱’은 “부상 직전까지 이정후는 중견수에서 플러스 수비수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타격은 매주마자 좋아지고 있었다”고 기대하면서 “이정후는 수비 자산이자 라인업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믿을 수 있는 선수다. 그가 도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수·주 모두에서 샌프란시스코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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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지난해 37경기에서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2홈런, 8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41을 기록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가 기대했던 성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세부 지표는 좋았다. 타구 속도는 리그 평균 이상이었고, 정타 비율도 꽤 높은 편이었다. 다만 발사각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 타구들이 내야에 갇히는 경우가 많았다.

‘디 애슬레틱’의 설명처럼 이정후는 부상 직전까지 점차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중이었다. 공이 조금씩 뜨기 시작했고, 조금만 더 적응하면 이정후다운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순간 부상을 당했다. 전체적인 수비 지표와 송구 속도는 리그 평균 이상을 찍었다. 부상에서 복귀해 정상적인 타격을 보여준다면 분명 팀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선수라 평가한 것이다.

이정후도 세부 지표에 비해 전반적인 성적이 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인지하면서, 오프시즌 동안 차분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고 해답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이정후의 몸 상태만 뒷받침된다면 2025년에는 초반부터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들은 이정후가 올해도 변함없이 선발 리드오프 및 중견수로 나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정후를 거대한 ‘X-팩터’라고 표현했고, 9일 ‘야후스포츠’ 또한 같은 표현을 썼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성적이 확실한 상수는 아니지만, 좋은 쪽으로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이는 이정후가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야후스포츠’는 9일 부상에서 복귀해 팀 전력을 확 바꿔놓을 수 있는 선수 20명을 선정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 중에서는 이정후가 유일하게 이 명단에 포함됐다. ‘야후스포츠’는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경쟁할 기회를 가져다 줄 X-팩터 중 하나”라면서 이정후가 활약한다면 샌프란시스코도 막강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 점쳤다.

‘야후스포츠’는 이어 “이정후는 콘택트와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은 그렇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버스터 포지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쟁에 대한 압박이 커졌으며 큰 수술을 마치고 돌아왔으니 리그 평균 이상의 중견수로 활약해야 한다”며 과제도 짚었다.

이정후는 일찌감치 미국으로 출국해 스프링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있다. 구단의 기대대로 100% 상태로 스프링트레이닝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전히 팀과 현지 언론, 그리고 팬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고 자리는 보장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반대로 올해도 제대로 된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계약에 대한 의구심이나 비판 여론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부상이라는 면죄부가 있었으나 올해는 다르다.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수비는 어느 정도 입증이 된 만큼 현재 페이스만 유지해도 된다. 도루 개수가 조금 더 늘어나면 좋겠지만 어차피 30도루를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는 아니다. 결국 이정후의 가장 큰 장기인 공격에서 임팩트를 보여줘야 한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석에서의 좋은 참을성과 낮은 헛스윙 비율을 기록하고도 순출루율(출루율-타율)이 떨어졌다. 삼진은 13개밖에 당하지 않았지만 낮은 헛스윙 비율치고는 볼넷 개수도 많은 편이 아니었다. 우선 지난해 출루율(.310)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게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어야 시즌 초반 부담을 덜고 본격적으로 발진할 수 있는 계기가 열릴 전망이다.

통계전문 프로젝션들의 전망은 조금 엇갈린다. ‘스티머’의 경우 이정후가 올해 143경기에 나선다는 가정 하에 타율 0.293, 출루율 0.350, 14홈런, 62타점, 13도루, 조정득점생산력(wRC+) 121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플러스 점수를 받아 예상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4.1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 정도면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이다.

반대로 ‘ZiPS’는 이정후가 143경기에 나갈 것으로 가정한 가운데 타율 0.280, 출루율 0.336, 10홈런, 66타점에 머물 것으로 봤다. ‘스티머’보다는 짠 평가다. 예성 조정득점생산력은 108, 예상 WAR은 2.6으로 뭔가 아쉽다. ‘ZiPS’는 이정후가 101경기만 나갈 경우도 계산했는데 이 경우 예상 WAR은 1.9다. 1억1300만 달러 선수에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다. 이정후가 최상의 시나리오를 따라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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