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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KB, 내달 영업점 28곳 문닫아… 역대급 실적에도 고령층 접근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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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3개월간 137곳 폐쇄

“효율 내세워 사회적 책임 회피”

KB국민은행이 내달 28개 영업점을 무더기 폐쇄하기로 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올린 은행들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계속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금융노조는 주 4.5일 근무제, 영업시간 단축을 주장하고 있어 모바일 앱, 인터넷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우려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8개 영업점을 내달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내달 7일 27개 점, 내달 31일 1개 점(경기도청 점)이 문을 닫고 인근 영업점과 합쳐질 예정이다. 폐쇄 예정 점포는 서울 건대역·까치산역·답십리·동대문패션타운·목동중앙·북악·서울역·신길서·신당역·제기동·조원동점, 경기 광명·매탄동·본오동·상일동·신갈·의정부·판교벤처밸리·평촌스마트·행신동·경기도청점, 인천 부흥오거리·임학동점, 대전 둔산크로바점, 울산 삼산점, 부산 안락동·좌동점, 경북 포항해병대점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 배경에 대해 “이용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반경 1km 이내 거리의 영업점들과 통합한 것”이라며 “더 쾌적한 환경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은 꾸준히 영업점을 축소해 오고 있다. 5대 은행의 총영업점 수는 2023년 말 3927개에서 9일 기준 3790개로 약 1년 1개월 새 137개가 줄었다.

은행 관계자는 “모바일앱, 인터넷 등 온라인 비대면 채널로 대부분의 입출금과 대출의 상당 부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영업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이 고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자 수익을 얻어 간 것을 고려할 때 경영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금융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인구(성인) 10만 명당 은행 점포 수는 2023년 말 기준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5.5개)을 밑돈다.

이런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6일 ‘2025년 정기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주요 사업으로 주 4.5일제 도입을 명시했다. 영업 개시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 30분으로 늦춰 근무시간을 줄여야 한다고도 주장해 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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