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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트럼프 ‘관세 포격’… FTA 맺은 한국도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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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통상전쟁]

양측 FTA 체결로 관세 거의 철폐

1기때 무역적자 이유 재협상 관철

보편관세땐 수출 19조원 감소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주의’ 교역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한국과의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의 8위 무역적자국(상품 수지 기준)이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대로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최악의 경우 한국 전체 수출은 132억 달러(약 19조 원) 줄어들 것이란 연구 결과도 나왔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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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10대 무역 적자국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은 한국과의 교역에서 역대 최대치인 660억 달러(약 95조5548억 원) 적자를 봤다. 한국은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의 뒤를 이어 무역적자 규모 8위에 올랐다.

무역적자만 두고 보면 한국이 관세 부과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이미 대미 관세가 미미한 수준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10년 차인 2022년 3월 품목 수 기준 한국은 98.3%, 미국은 99.2% 상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의 의미를 ‘무역 불균형 해소’에 방점을 두고 보조금이나 기술규제 같은 비관세 장벽 등 광범위한 교역 조건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도 ‘호혜세(reciprocal tax)’를 언급하며 상호 간 무역 불균형에는 대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결국 한미 FTA 재협상 끝에 2019년 한미 FTA 개정의정서가 최종 발효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상호 관세가 어떤 방식으로 부과될지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만큼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의 비관세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통보한 기술규제는 598건으로 1년 전보다 33% 늘었다. 한국의 10대 수출국 중엔 미국이 78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상호관세의 의미와 적용 국가가 모호해 혼란스럽다는 분위기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미국 현지에 공장이 있는 기업들은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리되 국내 생산분을 미국 이외의 다른 수출 시장으로 돌리는 방법을 쓸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정부가 워낙 예측하기 힘든 관세 정책을 펼치고 있어 그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운영 중인 TV, 냉장고, 세탁·건조기 등 생산 라인도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 가전 및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밀집한 베트남이 미국의 3대 무역 적자국으로 분류됨에 따라 향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진행될 경우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은 더욱 복잡해진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총수출은 최대 1.9%(132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전 세계에 추가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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