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안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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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이름 자체가 곧 장르인 영화계의 거장 봉준호 감독님을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기생충> 이후에 6년 만인가요? 5년 만에 신작 <미키 17>로 돌아오셨습니다. 얼른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희 관객으로서.
[봉준호/감독 : 네 한국에서 또 전 세계 3월 7일 개봉인데 한국이 조금 또 일찍 개봉을 합니다. 2월 말에 그래서 저도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죠.]
[앵커]
네. <미키 17> 예고편이 나오기는 했는데 어떤 작품인지 좀 감독님께서 직접 설명을 좀 해 주실까요?
[봉준호/감독 : 뭐라고 해야 할까 <미키 17> 이 제목을 놓고 보면 미키는 주인공 이름이에요.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주인공 이름인데. 어 되게 좀 가여운 청년이에요. 불쌍한 청년이고 왜 그러냐면 되게 극한 직업을 갖고 있어요. 죽는 게 직업이에요. 그래서 죽을 때마다 새롭게 다시 프린트가 돼요. 휴먼 프린트 인간이 출력되는 그 자체로 보면 그 자체로 이미 좀 우스꽝스럽고 슬픈 일인데 그게 계속 재출력 되면서 계속 그 직업을 반복하는 거예요. 그래서 미키의 이제 미키는 주인공 이름이라면 뒤에 있는 17은 그 죽은 횟수를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열일곱 번째 미키 그런 영화입니다.]
[앵커]
근데 18 미키도 나오는 거죠.
[봉준호/감독 : 네 사실상 그래서 주인공 로버트 패틴슨이 1인 2역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미키 17 미키 18 둘 다 영화에 등장을 합니다.]
[앵커]
감독님 작품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작품이다라고 설명을 하신 걸 봤는데.
[봉준호/감독 : 심지어 심지어 사랑 얘기도 있어요. 제가 한 번도 영화에 그런 걸 해본 적이 없는데.]
[앵커]
러브 스토리가 나오나요?
[봉준호/감독 : 예 상당히 있어요. 아마 안 믿으실 텐데 어떻게 보면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약간 이게 미키의 성장 영화 같기도 하거든요. 스태프들끼리는 뭐 이거 되게 발냄새나는 SF다 뭐 이런 농담도 하고 그랬는데 인간적인 향취가 물씬 나는 되게 인간적인 SF고 서로가 허술하고 서로가 흠결도 있지만 또 그런 걸 서로 이해도 하면서 이렇게 살잖아요. 보면은. 뭐 우리가 완벽하거나 뭐 히어로여서 사는 게 아니라 그래서 그런 것들이 인간의 솔직한 모습이고 특히나 이제 이 우주 영웅 서사인 것처럼 뭔가 거창해 보일 수도 있는 SF 영화에서 그런 사람들의 허술한 속내가 나오게 되면 더 재미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죠.]
[앵커]
네. 그러니까 인간이 얼마나 한심할 수 있는지를 틈틈이 담으셨다고 했는데, 그런 한심한 모습들은 감독님의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좀 찾으시는 걸까요? 내 스스로의 모습이 반영돼 있기도 할까요?
[봉준호/감독 : 어 예를 들면 그런 거 있죠. 제가 뭐 제가 식탐이 많은데 의사분은 이제 경고를 하시죠. 이러이러한 음식은 먹지 마라. 정말 먹고 싶으면 한 달에 한 번만 먹어라 그래서 정말 그걸 실천하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만 뭐 아이스크림을 먹는다거나 그러는데 한 달에 한 번만 먹는 음식이 한 삼십 가지 정도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결국은 의사가 먹지 말라는 음식을 매일 먹는 거죠. 종류를 바꿔가면서 이게 어리석은 건데 근데 왠지 그렇게 하고 싶은 거죠.]
[앵커]
음 불안하고 걱정거리가 생기면 단 게 당긴다고 하셨잖아요. 봤어요 제가. 주변에 그래서 사탕이랑 초콜릿 이런 거 두고 드신다고. 이번 작품 찍으실 때에 유독 많이 먹게 된 고민했던 장면이나 이런 순간이 있을까요?
[봉준호/감독 : 음, 가장 예민해지고 어렵고 또 신경 쓰였던 거는 두 미키가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미키 17, 18이 (네 예고편에도) 사실상 1인 2역이라고 했잖아요. 예고편에도 그런 장면이 있고 그래서 한 화면에 두 사람이 나오는 거예요. 그게 여러 가지 복잡한 테크닉들이 영화적 테크닉들이 동원되는 것이고 또 그게 되게 자연스러워야 되잖아요. 그래서 아마 저도 되게 그것 때문에 예민해지고 공도 많이 들였고 배우 입장에서도 아마 더 그랬을 거예요. 그 두 가지 다른 미키 서로 다른 미키를 표현해내야 됐으니까 배우 입장에서는 또 얼마나 신경이 쓰였겠어요.]
[앵커]
그리고 항상 그 작품에는 어울리지 않는 게 한 화면에 있는 거를 좀 좋아한다고 감독님이 하셨는데 그런 것도 저희가 좀 이번 작품에서 곳곳에 볼 수 있을까요?
[봉준호/감독 : 곳곳에 있어요. 그리고 저스럽다고 해야 될까. 제 영화스러운 것들이 막 여기저기 되게 많이 있어서 뭐 '미국 영화 찍으면서도 저런 짓을 또 하고 있구나'라고 아마 느끼시게 될 것 같아요.]
[앵커]
작품 구상하실 때 영감을 좀 어떻게 얻으시는지도 궁금하거든요?
[봉준호/감독 : 제 성격이 이렇게 산만해요. 되게 온전히 상황에 집중 못하고 다른 이상한 거로 신경에 가지가 뻗쳐가고 딴 생각을 하고 이런 경우가 많거든요. 근데 그게 창작에는 오히려 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약간 곁가지로 빠졌을 때 이상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그렇게 되기도 하거든요.]
[앵커]
혹시 뉴스에서도 영감을 얻으실 때가 있을까요?
[봉준호/감독 : 그럼요. 뉴스,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아이디어나 영감 얻는 경우들이 많이 있고요. 또 <기생충>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 영화 속에 아예 뉴스 장면을 넣는 것도 되게 좋아하고 그러죠.]
[앵커]
그 뉴스를 보면 이 현실이 영화보다 더하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는 하는데 감독님이 보시기에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좀 보고 계실까요?
[봉준호/감독 : 그 어떤 SF 영화보다도 초현실적인 일이 지난달에 터진 거죠. 사실은. 저도 사실 저희 세대는 제가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때가 이제 1979년, 1980년이었거든요.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던 그 시기. 그때 이제 기억이 아련하지만 이제 계엄령에 관한 기억이 있어요. 어렸을 때. 근데 이제 그 후로 사십 몇 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그 제 생애에서 그걸 다시 한 번 맞닥뜨릴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었고. 되게 황당하면서 어이없으면서 충격적이었는데 <미키 17>에 같이 일했던 이제 해외 배우들이나 같이 일했던 프로듀서나 그런 분들도 되게 당황스러웠는지 저한테 뭐 이렇게 '괜찮냐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무슨 일이냐' 뭐 문자나 이메일이 많이 왔었어요. 그래서 예 사실 황당하죠. 뭐 'BTS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가 이번 주는 몇 위야' 이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계엄령이 나오니까 이건 너무나 당혹스러운 일이었죠.]
[앵커]
맞아요. 그때 그 뉴스 화면 자체가 그냥 영화의 한 장면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했으니까.
[봉준호/감독 : 최근에 뭐 <시빌 워>라는 미국 영화도 개봉을 했다고 하는데 정말 너무나 당혹스러운 순간이었죠.]
[앵커]
혹시 감독님께서도 시대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실까요?
[봉준호/감독 : 그럼요. 역사의 어느 한 순간을 다룬 영화나 또 실존 인물 다룬 영화도 해보고 싶고 아직 명확하게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마는 그런 욕심은 또 있습니다.]
[앵커]
네 저는 감독님 하셨던 말씀 중에 되게 마음에 와 닿았던 말 중에 하나가 '나는 내가 첫 번째 관객이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든다.'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감독님이 마음에 든다고 평가하실 때 그 기준들이 어떤 것들이 좀 있나요?
[봉준호/감독 : 새로운 거. 그리고 다른 창작자에 의해서 반복될 수 없는 거. '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건 거 같아'라는 얘기를 들으면 제 입장에서는 제일 기쁜데. 제 스스로도 그렇죠. 저 혼자 생각할 때도.]
[앵커]
이번 <미키 17>도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을까요?
[봉준호/감독 : 네 한번 보시고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앵커]
봉준호의 세계를 곁에서 꾸준히 볼 수 있다는 게 관객으로서 참 행복하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네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안나경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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