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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토)

정월 ‘신선식품’ 수입 단가 상승…오뉴월 ‘밥상 물가’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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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전년 동기 대비 15%나 껑충…고등어·랍스터도 10% 올라

대형마트들, 국산 대체재 확보·직수입 등 가격 충격 최소화 모색

경향신문

가격표 꼼꼼히…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등에 따른 고환율과 미·중 관세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식품 물가를 밀어 올리려는 조짐을 보인다. 당장 대형마트의 농·축·수산물 수입 단가가 10~15% 오른 터여서 해당 물량이 풀리는 오는 5~6월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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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와 미·중 관세 갈등에 따른 고환율 여파로 최근 주요 신선식품 수입 단가가 10∼15%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입 물량이 풀리는 오는 5~6월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의 농축수산물 수입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우보다 가격이 저렴한 미국·호주산 소고기 수입 단가가 이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이상 올랐고, 판매가도 10% 이상 올랐다.

환율에 비례해 수입 및 판매가격이 오르는 외국산 소고기가 설상가상으로 현지 도축 물량 감소로 공급마저 줄면서 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외국산 소고기는 통상 판매 시점보다 3개월 앞서 준비하는데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이 급등한 시점을 고려하면 오는 3월부터는 판매가가 적잖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 수입 가격도 심상치 않다. B대형마트가 지난달 연간 물량으로 계약한 수입 단가는 지난해 동월보다 10%가량 올랐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통상 연간 물량 계약을 2∼3월에 하는데 올해는 환율이 걱정돼 지난 1월로 계약을 앞당겼다”면서 “2월 들어 수입 단가가 지난해 계약 시점 대비 15%가량 더 오르는 등 향후 가격 인상 폭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입 냉동 고등어의 올해 신규 계약 물량은 지난해 계약 물량이 소진되는 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중에 풀린다.

활랍스터 수입 가격도 환율상승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C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캐나다산 활랍스터 수입 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특히 미국산 활랍스터를 주로 수입하던 중국이 미·중 관세 갈등 여파로 캐나다산을 찾으면서 캐나다산 수입 단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활랍스터 제철인 5∼6월에는 캐나다산 활랍스터 수입 단가가 30% 이상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커피 원두 가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이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출하량이 급감해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지난 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파운드당 403.95센트(미화)로 지난해 2월 189.50센트보다 약 2배 급등했다.

D대형마트 관계자는 “기존 원두 재고가 소진되는 5∼6월에는 신규 수입 계약의 가격 상승분이 적용돼 매장 판매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면서 “고환율이 계속되고 있어 최소 10% 이상은 인상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외국산 신선식품의 가격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입처 다변화, 국산 대체재 확보, 직수입을 통한 유통 비용 축소 등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고기는 외국산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든 한우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산 소고기보다 수입 단가가 낮은 캐나다산 수입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E 대형마트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미·중 관세 갈등까지 더해져 식품 판매 전략을 세우기가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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