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하얼빈, 최원영 기자) 무사히 대회를 끝마쳤다.
중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특히 첫 금메달 후 흘린 눈물에 관해 "울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스타였던 린샤오쥔은 2019년 훈련 도중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고심 끝 2020년 6월 중국 귀화를 결정했다. 기량을 갈고닦은 그는 중국대표팀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번 하얼빈 대회서 귀화 후 첫 국제종합대회 출전에 나섰다.
지난 7일 열린 준준결승 및 예선 경기들은 모두 손쉽게 통과했다. 본격적인 '메달 데이'는 8일부터였다.
8일 첫 번째 금메달이 걸린 경기는 혼성 2000m 계주였다. 린샤오쥔은 중국의 핵심 선수답게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인 에이스 박지원과 경쟁을 펼쳤다. 레이스 막바지 린샤오쥔의 마지막 질주가 이어졌다. 무사히 1위로 들어오는 듯했지만 불운이 겹쳤다. 약 1바퀴 반을 남겨두고 블록에 스케이트 날이 부딪혀 넘어졌다. 허무하게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다. 중국은 2분59초017을 기록, 카자흐스탄과 일본에도 밀려 4위에 그쳤다.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1500m서도 린샤오쥔은 웃지 못했다. 박지원이 2분16초927로 우승하며 2관왕을 달성했다. 린샤오쥔은 2분16초956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마지막 메달 경기는 남자 500m였다. 결승 경기는 선수 간 충돌로 두 차례나 중단된 후 재개됐다. 린샤오쥔은 레이스 내내 두 번째 자리에 머물다 마지막 바퀴서 극적으로 박지원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품었다.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경기 직후 코치 박스로 달려가 뛰어오른 린샤오쥔은 몸을 웅크린 채 중국 코치진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쇼트트랙 종목의 마지막 날이던 9일, 린샤오쥔은 남자 1000m와 남자 5000m 계주에 임했다.
남자 1000m에선 입상에 실패했다. 결승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준결승 1조서 한국의 박지원, 중국대표팀 동료 쑨룽 등과 실력을 겨뤘다. 치열한 혼전이 계속된 가운데 린샤오쥔은 페널티를 받아 실격당했다. 심판은 그가 일본 선수를 추월하는 과정서 반칙을 저질렀다고 판정했다. 1조에선 쑨룽과 박지원이 결승에 올랐다.
결국 남자 1000m에선 한국의 장성우가 1분28초304로 금메달, 박지원이 1분28초829로 은메달, 류 샤오앙이 1분28초905로 동메달을 챙겼다.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남자계주서도 린샤오쥔은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 중국, 카자흐스탄, 일본이 결승에 임했다. 한국은 박장혁, 박지원, 장성우, 김태성을 앞세웠고 중국은 류 샤오앙, 린샤오쥔, 쑨룽, 류 샤오린 산도르를 출격시켰다. 박지원과 린샤오쥔이 각각 가장 중요한 마지막 주자를 맡았다.
레이스 막바지 린샤오쥔과 박지원이 치열한 자리 다툼을 펼쳤다.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바퀴 곡선 주로서 두 선수는 손과 몸 등을 활용해 몸싸움을 벌였다. 린샤오쥔은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카자흐스탄이 1위, 박지원이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경기 후 심판은 비디오 리뷰를 거쳐 박지원에게 반칙을 선언했다. 한국만 페널티를 받아 실격당했고, 중국은 7분03초909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카자흐스탄의 몫이었다. 기록은 6분59초415였다.
남자계주를 마친 직후 믹스트존에 등장한 린샤오쥔은 중국 방송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지나갔다. 이어 시상식에 임했다.
시상식 종료 후 믹스트존을 거치지 않고 사라진 린샤오쥔은 한참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방송기자들과 인터뷰에 나섰다. 남자계주 관련 질문에 그는 "다같이 많은 노력을 했다. 꼭 금메달을 가져오고 싶었는데 마지막에 그렇게 돼 너무 아쉽다"며 "다음 경기 때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취재진이 그의 이름을 계속해서 불렀으나 그대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중국대표팀의 버스를 탑승하러 가는 과정서 짧게 입을 열었다.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회를 마친 소감부터 들려줬다. 린샤오쥔은 "유일하게 메달이 없는 대회가 아시안게임이었다. 그래서 꼭 참가하고 싶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한다. 나도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남자 500m 금메달을 따낸 후 흘린 눈물의 의미를 물었다. 린샤오쥔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울컥하더라"고 돌아봤다.
동갑내기(1996년생) 친구이자 숙명의 라이벌인 한국의 박지원은 린샤오쥔을 향해 여러 덕담을 전하며 "고생했다"는 말을 남겼다.
린샤오쥔은 "나도 원래 주 종목이 1500m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조금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며 "친구이자 초등학생 때부터 같이 훈련해온 (박)지원이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며 '아,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동기부여가 됐다. 경기장에서는 경쟁자지만 밖에서는 친구라 서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중국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유독 린샤오쥔이 등장할 때만 응원 소리가 확 커진다. 그가 경기 중 넘어지거나 고전할 때도 중국 팬들은 한결같이 린샤오쥔의 이름을 연호했다.
린샤오쥔은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부담감이 크기도 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성숙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린샤오쥔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냥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려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이후 린샤오쥔은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버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진=하얼빈, 최원영 기자 /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