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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뉴스룸' 봉준호 감독 "내 생애 계엄을 또 겪다니 황당하고 충격"…현 시국 소신 발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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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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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봉준호 감독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영화 '미키 17'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출연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에 대해 "제목을 놓고 보면 미키는 주인공 이름이다.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하는 인물인데 되게 가엽고 불쌍한 청년이다. 극한 직업을 갖고 있어서다. 죽는 게 직업이고 죽을 때마다 새롭게 다시 프린트된다. 그 자체로 우스꽝스럽고 슬픈 일인데 계속 재출력되면서 계속 그 직업을 반복한다. '17'은 죽은 횟수를 말한다. 17번째 미키라는 뜻이다. 로버트 패틴슨이 1인 2역을 맡아 미키17과 미키18 둘 다 영화에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미키 17'에 대해 "가장 인간적인 작품",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SF영화"라고 밝혔다. 그는 "한 번도 사랑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본 적 없는데, 사랑 이야기도 있다. 우리끼리 '발냄새 나는 SF'라고 농담도 했다"며 "인간의 허술함을 담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인간의 한심함, 자신의 모습을 반영했는가"란 질문에 봉 감독은 "예를 들면 제가 식탐이 많은데 의사분들이 '이런 음식은 먹지 마라. 먹고 싶으면 한 달에 한 번만 먹어라' 조언하신다. 그걸 실천하는데 한 달에 한 번만 먹는 음식이 한 30가지 정도 된다. 결국 의사가 먹지 말라는 음식을 종류만 바꿔가면서 먹는다"며 웃었다.

불안할 때는 단 것을 먹는다며 "이번 작품에서 가장 예민해지고 어려웠던 게 두 미키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영화적 테크닉이 동원된다. 자연스러워야 해서 공들였다. 저도 그것 때문에 예민해지고 배우 입장에서도 신경 쓰였을 거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제 색깔이 영화 곳곳에 있다. 미국 영화를 찍으면서도 저런 짓을 하고 있다는 걸 느끼실 것"이라고 밝혔다.

평소 성격에 대해 봉 감독은 "성격이 산만하다. 온전히 상황에 집중을 못한다.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창작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기생충'에서처럼 뉴스 장면을 넣는 것도 좋아한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현 시국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그는 "그 어떤 SF영화보다도 초현실적인 일이 터졌다. 제가 초등학교 4~5학년 때가 1979년, 1980년이었다. 영화 '서울의 봄'에 나왔던 그 시기다. 기억은 아련하지만 계엄령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 후로 40 몇 년이 지났는데 제 생애 그걸 다시 한번 맞닥뜨릴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황당하면서 어이없으면서 충격적이었다. '미키 17'에서 같이 일했던 해외 배우들이나 프로듀서들도 되게 당황스러웠는지 저한테 '괜찮냐',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문자나 메일이 많이 왔다. 사실 황당하다. 'BTS,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가 이번주는 몇 위야' 이러다가 계엄령이 나오니까 너무나 당혹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봉 감독은 "시대극을 해보고 싶다. 역사의 한 순간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를 해보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욕심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며 "다른 창작자에 의해 반복될 수 없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 기쁜데 '미키 17'도 한번 보시고 얘기해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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