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있길" 기도뿐…'청천벽력' 실종 가족들
"성실했던 내 동생 어떡하라고" 유족들 탄식·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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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9일 오후 전남 여수시 국동항 한 건물에 차려진 제22서경호 실종자 가족 대기실로 대한적십자사 소속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41분께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17㎞ 해상에서 저인망 어선인 139t급 대형 트롤 선박 제22서경호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승선원 14명 중 8명이 구조됐으나 한국인 선장·선원 4명이 숨졌다. 외국인 선원 4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실종 선원은 한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1명, 베트남인 1명 등 총 6명이다. 2025.02.09.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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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으레 전화기가 꺼져 있길래 바다로 나간 줄로만 알았는데…"
선원 14명을 태운 어선 제22서경호가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침몰한 9일 오후 여수시 국동항 한 건물.
실종자 가족들의 휴게 공간이 마련된 건물에서 만난 A(60·여)씨는 배에 올라탔던 두살 터울 동생을 기다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바닷일 특성상 수시로 동생과 통화를 시도하며 안부를 물어온 A씨는 이날 가족을 통해 전해들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두눈만 질끈 감았다.
애타는 마음을 하소연할 길이 없어 창 밖 국동항 수평선만 바라보던 A씨는 마스크 너머 땅이 꺼져라 장탄식만 하염없이 늘어놓고 또 늘어놓았다.
A씨는 동생과의 연락이 유독 닿지 않았던 최근을 떠올리며 마음을 졸였다.
사고 하루 전날인 8일에도 여수 앞바다 등지에 풍랑특보가 내려져있어 동생에게 전화를 시도했지만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알림만 돌아왔다.
그럴 때마다 '으레 바다로 나갔겠지' 생각했었지만 사고 선박에 동생이 타고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억장이 무너져내렸다.
이날 점심께 뒤늦게 동생의 소식을 접한 A씨는 부랴부랴 여수로 향했다. 여수에 도착해서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에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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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 박기웅 기자 = 9일 오전 1시41분께 전남 여수시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139t급 어선 22서경호의 침몰 추정 사고가 발생, 해경이 구조한 선원을 이송하고 있다. (사진 = 여수해양경찰서 제공) 2025.0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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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여수시 한 장례식장 비어있는 빈소에는 사고 희생자의 유족 40여 명이 모였다. 유족들은 부산에서 치르는 장례에 앞서 희생자들의 시신 검안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각 탁상마다 자리를 잡은 유족들은 아무 말 없이 바닥만 바라보거나 손으로 머리를 쥐어 싸맸다.
침통한 분위기 속 슬픈 기억을 떨치려고 나누는 일상 이야기는 도리어 고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다가와 유족들을 짓눌렀다.
숨진 선원의 누나 B(70)씨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동생의 소식에 하염없이 눈물을 닦았다.
B씨는 "6남매 중 5째인 동생은 말도 못 할 정도로 착한 동생이었다. 조리장 자격증을 얻어 배에 탄 지 30년 째 매사에 성실하단 이야기만 들어온 동생이 어쩌다 이런 일을 겪었는지"라며 "오랜 시간 배를 타느라 마지막 연락도 6개월 전이다. 목소리도 못 듣고 떠나보내는 슬픔을 어떡해야 하느냐"고 울먹였다.
임정훈 대형기선저인망수산업협동조합은 "(100t에 달하는) 큰 배가 파도에 순식간에 넘어가는 일은 정말 드물다. 해류도 동쪽으로 워낙에 강하게 흐르는 지역이라 걱정이 크다"며 "실종자들에 대한 구조가 급선무다.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사고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41분께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17㎞ 해상에서 저인망 어선인 139t급 대형 트롤 선박 22서경호(부산 선적)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승선원 14명 가운데 8명이 구조됐으나 한국인 선장·선원 4명이 숨졌다. 외국인 선원 4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날 오후 수중 침몰 중인 선체를 발견했으나 실종 선원 6명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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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 박기웅 기자 = 9일 오전 1시41분께 전남 여수시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139t급 어선 22서경호의 침몰 추정 사고가 발생, 해경이 구명 뗏목에 탄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 여수해양경찰서 제공) 2025.0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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