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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금)

강달러 대응 능력이 금융주 희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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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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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원화값이 지난해 9월 말에 비해 150원 하락하며 금융지주사들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다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능력이 금융주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왔다. RWA가 높아지면 CET1 비율이 낮아져 주주환원 여력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지배주주순이익을 기록한 KB금융의 주가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후인 지난 6일 전일 대비 6.7% 하락했다. 반면 지난 4일 하나금융지주는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3.7% 상승했다. KB금융은 CET1 비율이 전 분기 대비 33bp(1bp=0.01%포인트)나 하락했지만 하나금융지주는 4bp 하락하며 선방했기 때문이다.

CET1 비율은 자본 측면에서 얼마만큼 위험 흡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의미한다. RWA에 비해 CET1(보통주·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이 포함)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는 의미다.

RWA는 은행 자산을 유형별로 위험 정도를 감안해 다시 계산한 것인데, 원화값 하락에 따라 외화표시대출이 늘어나면 RWA가 높아진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이 밸류업계획을 공시할 때 대부분 CET1 비율이 13%를 초과하는 범위에서 주주환원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 말 원화값 하락으로 금융주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RWA가 늘어나면서 CET1 비율 13%가 무너지면 주주환원여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는 원화값 약세에도 RWA를 관리해 CET1 비율이 13%를 넘었다.

다만 업계 최대 수준의 CET1 비율을 유지하던 KB금융은 이익 방어를 위해 자산 성장을 지속하면서 RWA가 전 분기 대비 2.9% 늘어났다. 이로 인해 CET1 비율이 대폭 하락하면서 올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시장 기대치였던 1조원의 절반 수준인 5200억원에 그쳤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개선은 RWA 증가율을 목표 수준 이내로 통제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주 발표한 CET1 비율은 13.13%로 전 분기에 비해 4bp만 하락해 13%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안정적인 CET1 비율 덕에 주당 1800원의 4분기 배당과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5년 하나금융지주의 주주환원수익률은 9.7%에 이를 전망이다.

신한지주는 RWA가 전 분기 대비 5조8000억원 증가하며 CET1 비율이 13.03%를 기록해 전 분기에 비해 14bp 하락했다. 5000억원의 상반기 자사주 매입 소각분을 발표했는데 이는 이미 집행된 1500억원을 감안하면 6500억원으로 금융지주사 중 최대 규모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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