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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트럼프, 중국에 되치기 당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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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포린 어페어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중국의 트럼프 전략(China's Trump Strategy)'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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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조인식 중 하지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2.0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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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위협이 오히려 미국을 약화할 것이며 중국 정부가 이를 역이용해 미국을 넘어설 장기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마디로 트럼프가 중국에 되치기를 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중국 담당 국장은 지난 6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게재된 "중국의 트럼프 전략(China's Trump Strategy)"이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의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력을 약화시키고 국제적 위상을 낮출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한 변화가 올 때 중국은 이를 활용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윤선 국장은 먼저 중국 정부가 트럼프 신행정부의 경제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경제의 회복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미국 대선 직후 중국 지도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방정부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1조 4000억 달러를 배정하는가 하면 정부 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발빠르게 취했다. 이에 대해 윤선 국장은 "지난 2010년 이후 지속된 긴축에서 벗어나 경기부양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변화"라면서 중국 정부가 취한 일련의 경제조치들은 "무역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장벽이 높아진 미국 시장 우회로를 활용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및 공급망 차질로 인해 직접 무역이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 또는 저개발국가)에서 제품을 생산, 조립하는 간접 교역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선 국장은 "트럼프가 중국과 협력하는 제3국을 제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럴 경우 미국의 강압적인 정책이 해당 국가들의 반감을 사면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다자간 무역체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는 지난 2017년 미국이 탈퇴했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특히 CPTPP 회원국이 되려면 관세철폐와 자유무역을 위한 구조개혁 등 엄격한 가입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는 그만큼 다자간 무역체제에 가입하려는 중국의 의지가 절실함을 보여준다고 윤선 국장은 짚었다.


중국 주변국과 관계개선에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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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02.08.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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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차원에서도 중국은 트럼프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4년간 지속된 인도와의 국경 분쟁을 종식하고 인도 국민의 티베트 성지 순례 및 공유 수자원 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수산물 금지를 점진적으로 해제하고, 일본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복원하는가 하면 지난 7년간 중단되었던 양국간 정당 교류도 재개했다. 중국의 이러한 외교적 행보에 대해 윤선 국장은 "주변 지역 안정을 통해 불필요한 외교적 분쟁을 줄이는 동시에 미국이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중국에 대한 관세 전쟁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나 무역 제재를 취하더라도 지난 1기 때와 달리 중국은 이에 맞서 대응 수단을 충분히 취할 수 있다는 게 윤선 국장의 생각이다. "중국 정부는 수출 통제, 미국 기업 제재, 위안화 평가절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등 다양한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을 국내 개혁의 명분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미국에 불만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해 새로운 글로벌 무역체제에서 중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그는 분석했다.

윤선 국장은 트럼프 재집권 이후 중국 정부가 국내외적 난관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트럼프가 공언한 정책들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수록 미국과 동맹국들간의 균열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트럼프의 정책들이 스스로 세계 패권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성근 전문위원 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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