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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유망주에서 어엿한 간판으로…빙속 김민선 '아시아는 좁다'[하얼빈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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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500m 우승…동계AG 첫 금메달

뉴시스

[인첼=AP/뉴시스] 김민선이 8일(현지시각) 독일 인첼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세계 스프린트·올라운드 선수권대회 빙속 500m 2차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김민선은 37초11로 펨커 콕(네덜란드)에 0.04초 뒤진 2위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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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뉴시스]김희준 기자 =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의 세계적인 최강자로 올라선 '신 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김민선은 부담감을 이겨내고 이변 없이 여자 500m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민선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8초24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대표팀 후배 이나현(한국체대)에 밀려 100m 은메달에 만족했던 김민선은 주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개인 첫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김민선은 첫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이었던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500m 7위, 1000m 13위에 만족했다.

10대 시절부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다 어엿한 간판으로 성장한 김민선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취미로 스케이트를 타던 김민선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전설' 이상화(은퇴)가 500m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본 뒤 엘리트 선수로 뛰기로 결정했다.

이후 각종 주니어 대회를 석권하며 이상화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2016년 릴레함메르 청소년동계올림픽에서는 500m 금메달을 수확하기도 했다.

김민선은 2017년 10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폴 클래식 여자 500m에서 37초70을 작성했다. 당시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던 세계주니어신기록인 37초81보다 빠른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 기록은 '세계기록 수립 선수는 도핑 검사를 받아야한다'는 규정을 따르지 않은 대회 조직위원회의 실수로 인해 비공인 기록으로 남았다.

김민선은 두 달 뒤인 2017년 12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78을 기록, 세계주니어기록을 재차 경신했다. 이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무럭무럭 성장한 김민선은 이상화가 은퇴한 뒤 국내 단거리 최강자로 올라섰다. 이상화는 은퇴하면서 직접 김민선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다만 세계 무대에서의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 속에 잠재력을 온전히 꽃피우지 못했다.

김민선이 알을 깨고 나온 것은 2022~2023시즌이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일주일 앞두고 허리 부상이 도져 아쉬운 성적을 낸 김민선은 철저한 관리를 통해 허리 통증을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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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첼=AP/뉴시스] 김민선이 8일(현지시각) 독일 인첼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세계 스프린트·올라운드 선수권대회 빙속 500m 2차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김민선은 37초11로 펨커 콕(네덜란드)에 0.04초 뒤진 2위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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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중장거리 훈련에 힘을 쏟으며 지구력을 키워나갔다. 근력 부족으로 생기는 스타트에서의 약점을 레이스 후반에 만회하기 위한 것이었다.

앳된 얼굴과는 달리 훈련할 때 '독종'인 김민선은 훈련을 한시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숱한 노력의 결과는 점차 결과로 드러났고, 김민선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7위를 차지했다.

2022~2023시즌에는 기량이 만개했다. 2022~2023시즌 ISU 월드컵 1~6차 대회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수확하며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12월 2022~2023 ISU 월드컵 3, 4차 대회에서 거푸 500m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 36초972를 썼고, 일주일 뒤 4차 대회에서 이 기록을 36초96으로 앞당겼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둔 김민선은 스케이트화를 바꾸는 등 대비를 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바람에 2023~2024시즌에는 2022~2023시즌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2023~2024시즌 월드컵 5차 대회에서 여자 1000m에서 1분13초42를 기록, 이상화가 2013년 작성한 여자 1000m 한국기록을 11년 만에 깨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번에는 동계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을 통틀어 개인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아시아 무대를 평정하며 올림픽 전초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민선의 시선은 이제 내년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향한다.

김민선은 첫 동계올림픽이었던 2018년 평창 대회에서 허리 부상 여파로 500m 공동 16위에 머물렀다.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500m에서 7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1000m에서는 16위였다.

김민선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대비해 매년 2월께에 컨디션을 최고조로 만드는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 2023~2024시즌 뒤에는 요한 더빗, 예룬 릿벨트 등 네덜란드 코치진이 지도하는 국제훈련팀 '팀 골드'에 합류해 담금질을 했다. 팀 골드에서 일본 여자 중장거리 최강자 다카기 미호, 중국 여자 중거리 에이스 한메이 등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하얼빈에서 그간 쌓은 노력의 결실을 본 김민선이 밀라노에서 더 큰 열매를 거두려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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