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미래·삼성·키움·메리츠, 영업익 1조 돌파…NH는 아쉽게 실패
대신, 보유 상품 평가 손실에 역주행…신한은 LP 손실에도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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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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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지난해 '서학개미'가 증권사들을 살렸다. 위축된 국내주식과 달리 해외주식 거래대금 수수료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가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삼성·키움·메리츠 등 5곳이나 나왔다. 1년 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한 성과다.
다만 중소형사는 희비가 엇갈렸다. 보유 금융상품 평가손실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문제로 대신증권과 LS증권의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다올투자증권·iM증권은 적자를 기록했다. 유동성공급자(LP) 운영 과정 중 약 13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신한투자증권은 그나마 선방했다.
미래·삼성·키움·메리츠, 1조 클럽 복귀…한투도 '예약 완료'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057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62.7%나 늘면서 2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매출과 기업금융(IB), 상품운용손익 증가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다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 1590억 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122% 늘어난 수치다. 특히 미국법인은 세전이익 945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키움증권(039490)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4.5% 증가한 1조 98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3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였지만, 구원투수로 등판한 엄주성 대표가 내실을 다지면서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다시 넘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 548억 원을 기록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빅딜을 통해 IB 실적이 개선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1587억 원을 돌파했다.
증권사 '1조 클럽'은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증시가 호황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역대 처음으로 달성한 이후 2021년 5곳으로 늘어났지만, 2022년에는 1곳으로 줄어든 바 있다. 2023년에는 한 곳도 나오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여파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는 서학개미가 급증하면서 1조 클럽 증권사가 크게 늘었다. 미국주식 열풍에 힘입어 증권사가 코로나급 호황을 누린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2602억 5153만 달러(약 376조 7661억 원)이며, 매도 금액은 2497억 653만 달러(361조 5001억 원)에 달한다. 통상 해외주식 수수료율이 국내 주식 대비 약 4배 높은 것을 고려하면 수익에 톡톡히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가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중 상위 4개 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겼다. 4개 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국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16조 원으로 3분기 대비 12.2% 줄었지만,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258조 원으로 34.9% 늘면서 매 분기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며 "4분기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 주식을 앞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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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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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B, 1조 클럽 실패…대신증권은 역주행
NH투자증권(005940)은 아쉽게 1조 클럽 가입에 실패했다.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2% 증가한 9011억 원이다. KB증권도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8% 늘어난 78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LP 운영 과정 중 약 13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던 신한투자증권(008670)은 나름 선방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2% 늘어난 37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유진투자증권(001200)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5.8% 증가했다.
반면 대신증권(003540) 실적은 다소 아쉽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6% 줄었다. 보유 중인 금융상품 평가손과 판관비 증가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LS증권(078020)의 영업이익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설정 등으로 전년 대비 34.30% 줄어든 218억 원에 그쳤다. 유안타증권(003470) 역시 영업이익이 9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62% 감소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 PF 충당금 456억 원이 반영되면서 영업손실이 755억 원을 기록했다. iM증권 역시 2240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작고, 부동산 PF 부담이 있는 증권사의 실적이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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