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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AI에 희비 엇갈린 반도체 업계…올해도 AI 경쟁력 실적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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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eSSD 수요 폭증에 반도체 호황…SK하닉 '웃고' 삼성 '울고'

레거시 부진에 올해 SK·삼성 격차 커질 듯…전력기기 AI 수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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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지난해 반도체 업체의 성적표는 인공지능(AI) 경쟁력에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PC와 스마트폰, 가전 등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레거시(범용) 제품 수요가 급감한 반면 AI 데이터센터향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는 흑자전환을 넘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중심으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면서 초고압케이블,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전력기기 업계도 수혜를 입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AI 경쟁력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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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 성공한 반도체…AI 경쟁력이 희비 갈랐다

글로벌 빅테크가 AI 경쟁에 나서면서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AI 가속기 수요가 지난해 급증했다. 이는 곧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메모리 판매 확대로 이어졌다. 메모리 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 실적이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AI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에 따라 수익성은 극명히 엇갈렸다. AI 서버향 제품 수요는 폭증한 반면, 레거시(범용) 제품은 수요는 약세를 보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면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66조 1930억 원, 영업이익 23조 4673억 원, 순이익 19조 796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직전 해에 8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가 1년 만에 초호황기를 맞이한 건 HBM 덕분이다. SK하이닉스가 AI 가속기 시장 1위인 엔비디아에 4세대 HBM(HBM3)을 독점 공급하고, 5세대(HBM3E) 역시 제1공급사로 낙점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범용 D램 시황이 악화했음에도 수익성이 높은 HBM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되레 늘었다.

HBM은 일반 D램 대비 이윤이 5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4.5배 이상 증가했고,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 자리에 오르면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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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HBM3E’가 전시돼 있다. 2024.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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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황이 회복되면서 삼성전자 DS부문도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 약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가 지속된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1조 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5조 1000억 원에 그쳤다.

AI 제품 위주의 반도체 시장 성장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PC·모바일 시장 메모리 수요 둔화와 재고 조정으로 범용 제품 시황이 상반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HBM에서 강점을 가진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매출액 81조 5182억 원, 영업이익 32조 4027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S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중 47%가 HBM일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HBM의 높은 이윤으로 인해 SK하이닉스는 범용 메모리 시황이 바닥을 찍는 1분기에도 6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HBM과 관련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올해 상반기 보릿고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LS증권은 삼성전자 DS부문 1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감소한 11조 9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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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전력기기 업계도 호실적

전력기기 업계도 AI발 호황을 맞았다. 미국과 유럽의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와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전력망 구축 시기가 맞물리면서 초고압케이블과 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한전선(001440)은 지난해 매출 3조 2820억 원, 영업이익 1146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5.4%, 43.6% 증가한 수치다. 대한전선 영업이익이 1100억 원을 넘어선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LS전선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7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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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변압기.(HD현대일렉트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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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66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미국 시장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매출 또한 전년 대비 22.9% 증가한 3조 3223억 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수주액은 38억 1600만 달러(약 5조 5000억 원)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수주액 중 17억 6600만 달러가 북미 시장에서 나왔다.

LS일렉트릭도 미국향 초고압 변압기 판매 증가로 지난해 전년 대비 19.9% 늘어난 38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효성중공업(298040)도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 증가 수혜로 지난해 전년 대비 40.6% 증가한 362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력기기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통 에너지원 투자 증가와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올해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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