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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2025년 AI 산업 판도, ‘이것’ 전후로 나뉜다” [읽어보고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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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고효율 ‘딥시크’...소스까지 오픈
AI 경쟁구도 격화...양자컴퓨터까지도 영향
미중 기술 경쟁에 글로벌 AI 산업 발전 전망
기술 국수주의 심화 등 경제적 부담은 심화
범용 반도체 등 한국 기술경쟁력 우려 커져


읽어보고 사도 늦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부 출연기관과 한국은행, 각종 연구소까지 하루에 쏟아지는 보고서만 수십 개가 넘는다는 거죠. 다 읽어야 할까요?숨 가쁜 투자자를 위한 리포트 해설 시리즈 [읽어보고서 사]는 화·목·토 아침 6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어젯밤 여의도에서 가장 '핫'했던 이야기만 요약해 드립니다. 놓치면 후회할 보고서, PC에 차곡차곡 쌓아둘 보고서, 알짜만 쉽게 풀어쓴 기사를 오늘부터 챙겨보세요.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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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제공. 국제금융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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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을사년을 뜨겁게 달구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인데요.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우월함에도 성능까지 뒤처지지 않는다는 소식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과연 딥시크 여파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딥시크 출시의 미중 대립과 글로벌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봐야 할 시점입니다.

■美 기술규제 강화...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보고서는 딥시크 사태로 인해 기존 미중 중심의 AI 경쟁 구조가 더욱 공고해지고 첨단기술 대립도 격화되면서 양자컴퓨터 등 여러 차세대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선 미국의 경계감이 딥시크 사태로 인해 커지면서 첨단규제 범위가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 인력, 투자 등 다방면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는 대중 AI 수출 통제 강화를 촉구했고, 오픈 AI도 딥시크가 자사 모델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이미 딥시크의 반도체 확보 경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딥시크가 사용한 엔비디아의 H800 반도체는 재작년 10월부터 수출이 규제된 상태입니다. 향후 미국이 중국의 추가 혁신을 막기 위해 AI뿐 아니라 중국이 우위를 지닌 레거시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에도 전방위적 규제를 추가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현재 레거시 반도체부문의 중국 점유율은 10년 내 40%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고,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도 약 2년의 기술격차에도 특허 등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보다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에 더해 딥시크는 개인 키 입력 패턴, 리듬 등까지 포함하는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의 제3자 공유 등도 허용하기 때문에 미중간 보안·인권 문제로 파생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도권 경쟁 나선 中...과잉생산 유발 가능성도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첨단굴기도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중국이 기술혁신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딥시크의 출시 시점을 트럼프 2기 출범 시기로 선택한 점을 눈여겨봐야 하는데요. AI 전용기금 등 관련 지원을 대폭 강화하면서 향후 중국의 AI 표준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중국발 과잉생산도 유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업계에서는 지난 2023년 화웨이의 7나노 탑재 휴대폰 출시처럼 이번 딥시크 공개도 트럼프 출범과 미국의 수출통제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내재됐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2기 출범과 동시에 정치적 단결을 촉진시키려는 목적도 상존한다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과거 중국이 선도국 혁신을 광대한 내수시장 등을 통해 빠르게 습득해 글로벌 LCD, OLED 시장 등을 장악한 전례가 있는 만큼 AI 분야에서도 이런 부분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신 3대분야(전기차, 태양광, 배터리)에서도 중국의 생산점유율은 약 60%에 육박한 상태입니다.

더구나 중국은 이미 AI 논문뿐만 아니라 전 세계 AI 언어모델(1328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연구원의 평균 연봉(5만달러)은 미국의 3분의1 수준에 그치는 가운데 인재수는 45만명으로 미국(15만명), 한국(2.5만명)을 크게 상회해 과잉생산이 용이한 상황입니다.

■미중 경쟁 치열...G2 강벽 강화될 듯
결국 이번 딥시크 출현으로 G2 장벽은 강화될 전망입니다. 미중이 AI 산업을 주도하고 여타 국가가 큰 격차를 두고 추격하는 기존의 형국이 형성되면서 이원적 기술 표준과 장벽이 형성될 소지가 크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미국은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기술혁신과 연구개발 등에서 상당한 역량을 보여 중국 대비 우위였으나 중국정부의 지원과 막대한 데이터 등으로 격차가 줄어들거나 우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 AI 부문 평가에서 미국의 종합점수(45점)는 중국(32점)을 상회하고 있지만, 중국과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2016년 2.3년에서 2022년 0.9년으로 크게 축소됐습니다.

특히 중국은 AI의 주요 3요소(알고리즘, 계산능력, 데이터) 중 데이터 측면에서 우세하며 알고리즘 역시 산업발전으로 점차 상향평준화되고 있습니다. 아직 계산능력이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취약하지만 신형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3세대 반도체나 AI 전용 반도체 개발 등을 통한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3세대 반도체란 기존 실리콘이 아닌 질화갈륨 등의 신소재를 활용한 반도체로 구형 공정을 활용하면서도 기존 반도체 대비 효율이 높다는 장점을 갖습니다.

■글로벌 AI 발전에도 경제부담 확대...‘양면성’
그렇다면 향후 글로벌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먼저 기술진보가 효율성을 높여 전체 수요와 시장 크기를 늘린다는 ‘제본스의 역설’에 따라 전체 AI 시장의 확대 속도가 빨라질 소지가 큽니다. 특히 딥시크의 오픈 소스 등으로 관련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약 3000억달러 규모의 AI 시장이 각국의 기술경쟁 등을 통해 향후 수년간 연평균 30%의 폭발적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됩니다. 중국의 AI 플러스에 이어 미국도 5000억달러 규모의 AI프로젝트(스타게이트)에 착수하는 등 국가 주도의 첨단육성이 산업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경제의 효율성은 저하될 전망입니다. G2간 기술 국수주의 강화에 따른 자급 자족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5%에 이르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 생산성 위축 등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중국의 데이터 전송 대상 국가 중 미국 비중은 절반(2001년 45%→2023년 20%)이하로 축소된 가운데 도이치뱅크는 국가간 상이한 표준에 따른 운영비용 증가 등이 연간 1조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반도체 등 첨단제품은 일반 제품 대비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참여하는 국가도 많아 향후 공급망이 고도화될수록 무역 분절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의 제조업 생산량은 아세안의 6배, 멕시코의 20배에 육박해 생산을 대체하기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멕시코 등은 부패 및 운송 도난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도 상당합니다.

■시험대 오른 한국 AI 및 반도체 기술 경쟁력
국내 영향도 살펴봐야 합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소스 오픈을 국내 AI 기술 개발에 적극 활용하는 한편 이번 사태가 글로벌 반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딥시크 발표 이후 SK 하이닉스의 주가는 급락한 반면 AI 개발 기대가 높아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7% 내외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가 아직 중국에 앞서고 있으나 미국의 기술견제 속에 중국의 추격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향후 5년 뒤 경쟁력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전체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는 범용 반도체의 경우 2~3년 내 중국의 추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김기봉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이번 사태가 유발하는 AI 및 반도체 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첨단 기술 경쟁력 제고가 G2 사이에서의 전략적 가치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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