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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이재명 '주52시간 예외' 우클릭…중도확장 스텝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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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안팎 반발에 '주52시간' 제외 반도체법 처리로 후진

밀어붙이면 '일극체제'…망설이면 '갈지자' 비판 여지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Ⅲ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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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최근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반도체특별법의 최대 쟁점인 '주 52시간제 예외'와 관련해 당내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이 대표가 이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조짐이 보였지만, 당내에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이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이를 밀어붙이면 '일극 체제', 물러설 경우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이면서 향후 이 대표의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3일 반도체 업계와 토론회에서 "'고소득 근로자들이 동의할 경우 몰아서 일하는 것이 왜 안 되냐'고 물으니 할 말이 없더라"며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의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를 반대하는 노동계 입장에 더 공감하는 분위기였지만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며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이 대표의 의중에 따라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조항이 담긴 반도체특별법 통과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발목을 잡은 것은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계를 의식한 당내 거센 반발이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몰아서 일하는 게 왜 안 되냐'고 하는 것은 민주당의 노동 가치에 반하는 주장이자 '실용'도 아니고 '퇴행'"이라고 이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의원도 그 전날 "연구개발 노동자를 쥐어짠다고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며 "그런 후진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부터가 경쟁력 확보의 시작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은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제외한 채로 반도체특별법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여야 간 이견이 없는 국가적 지원 부분을 먼저 처리하고 이견이 있는 노동 시간 적용 제외 문제는 별도로 논의를 지속해서 합의되는 대로 처리하자"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정책위는 당내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환노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위원들이 참여하는 '반도체특별법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 대표가 결국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밀어붙일 경우 최근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제기되는 '이재명 일극 체제'라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반대로 이 대표가 이를 포기할 경우 '갈지자' 행보를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대표가 이와 관련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못 박지 않은 만큼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다음주에 가동 예정인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앞두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관련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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