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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상상 압도하는 현실‥더글라스 케네디 "민주주의는 소중하고 연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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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생각이 다른 이들은 제거의 대상으로 삼고, 지도자 스스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상.

이러다 보면 나라가 아예 두 쪽 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상상이 최근, 소설과 영화로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먼 세계의 일처럼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는 게 우리 현실이죠.

자신의 소설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작가는 어떤 말을 했을까요?

이정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현실은 때로 상상을 압도합니다.

민주주의를 꽃피웠다고 자평하는 나라 미국.

그러나 그 상징과 같은 수도 워싱턴의 의사당은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사람들에 짓밟혔습니다.

"4년 더! 4년 더!"

폭력과 혼란을 부추긴 건, 다름 아닌 대통령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우리는 의사당으로 갈 것입니다. 여러분은 힘을 보여줘야 하고 강해야 합니다."

극단적인 이념 대립으로 두 개로 쪼개진 미국을 그린 소설 [원더풀랜드].

작가 더글러스 케네디를 상상으로 이끈 건 실제 사건이었습니다.

[더글라스 케네디/소설가]
"미국인으로서 충격받았습니다. 본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쿠데타를 명령한 겁니다.

이렇게 서로를 적대시 하다 보면 다른 체제에서 자란 소설 속 자매처럼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게 되는 건 아닐까.

[더글라스 케네디/소설가]
"계속 나빠지다 보면 갈라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상은 영화에서도 펼쳐졌습니다.

영구 집권을 위해 친위 쿠데타를 벌인 대통령과 그에 대항하는 세력이 내전을 벌이는 가상의 미국.

대통령은 카메라 앞에만 등장해 지지자를 향한 거짓 메시지를 내놓고,

"우리는 그 언제보다도 승리에 가까워져 있습니다."

그 끝엔 피아 구분만 남았습니다.

"우린 미국인이에요. 알겠어요?"
"알겠어. 그런데 어떤 미국인인데?"

영화는 내전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쫓아가지만, 영상 메시지로 계엄령을 선포하고, 관저 앞 지지자들을 부추겼던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 자꾸 겹쳐 보입니다.

[이서연/관객]
"도저히 남의 일 같지가 않았어요. 진짜 진짜 한국인으로 배우 바꾸면 그냥 너무 똑같이 와 닿았을 것 같아요"

작가는 그러나, 영화보다 더 영화같고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한국의 상황에 충격과 용기를 동시에 느꼈다고 했습니다.

[더글라스 케네디/소설가]
"서울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것에 매우 충격을 받았어요. 동시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서서 항의하고 해제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법질서를 수행하는 기관을 공격하고, 부수고, 짓밟은 사람들.

그러나 일상의 평온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서, 막아서고, 버틴 사람들.

이를 지켜본 작가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꼭 이 말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더글라스 케네디/소설가]
"민주주의는 소중합니다. 민주주의는 연약합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유다혜 / 영상출처: 유튜브 'A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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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유다혜 이정은 기자(hoho0131@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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