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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시추 모습./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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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렇다고 자원개발 의지까지 꺾여선 안될 것이라는 사실을 먼저 강조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동해 1차 시추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왕고래의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50일 가까이 시추해보니 가스징후가 일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요지다. 가스 포화도가 기대치보다 낮아 생산은 물론 추가 시추마저 소용없는 수준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기대했던 산유국 꿈이 물거품이 됐으니 국민적 실망감은 당연하다. 더욱이 이 프로젝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대국민 회견에서 직접 발표해 세계적인 화제까지 불러모았다. 윤 대통령은 당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주무 장관은 옆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 5배 가치"라는 말로 거들었다.
정부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철저히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과 전망만 밝혔어야 했다. 과한 포장으로 섣부른 기대만 부풀렸다는 일각의 지적은 일리가 없는 게 아니다. 설익은 프로젝트를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하고 나선 것도 난데없었고 기술평가를 담당한 미국 전문업체 액트지오의 실체도 미심쩍었다. 산업부는 이제와서 "생각하지 못했던 정무적인 영향이 많이 개입되는 과정이 있었다"며 사과했는데 스스로 정치에 휘둘렸다고 자백한 것과 같다.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와 민간의 자원개발 탐사 의욕 전체가 시들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올해 대왕고래 관련 예산은 국회 통과 과정에서 대부분 삭감됐다. 1차 시추 결과에 따라 향후 추가 시추 예산도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지금의 맥빠진 결과론 동력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 손을 놓는 게 최선은 아니라고 본다. "한 번 시추해봤는데 바로 석유·가스가 나온다면 산유국이 안 되는 나라가 어딨냐"는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말도 틀리지 않다.
우리나라는 광물 수입 의존도가 95%에 달하는 심각한 자원 빈국이다. 원자재, 자원이 안보에 직결되는 시대를 살면서 자원 개발 경쟁에 느긋할 순 없다. 핵심 광물을 손에 넣으려고 세계 각국은 외교 전쟁을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 이유 가운데 하나도 그곳에 묻힌 희토류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이명박 정부 때 공격적인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섰지만 그후 자원 외교는 적폐로 몰려 수난의 연속이었다. 자원 개발이 정치와 정쟁에 발목 잡혀 귀한 시간을 날려버린 것은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다.
인내와 끈기로 긴 안목을 가지고 다시 도전에 나서야 한다. 시간이 흘러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대실패를 겪을 수도 있지만 두려워말고 뛰어들어야 산업도, 국익도 함께 지킬 수 있다. 정권을 누가 잡든 자원개발과 탐사는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핵심광물 #대왕고래 #자원개발 #산유국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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