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어가 답변한 공화당 의원의 질문엔 EU와 함께 한국이 콕 집어 언급됐다. 미 상공회의소는 한국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입법을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는데, 그리어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법 대신 기존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입장을 선회했지만 USTR은 향후 한국 측의 어떤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리어 지명자는 유럽의 디지털서비스세에 맞서기 위해 ‘무역법 301조’의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는 미 기업 관련 규제에 대해 보복성 관세 등으로 맞설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함께 글로벌 기술 업계는 ‘충격’ 수준의 연쇄적인 지각 변동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전력망공급을 위한 5000억달러 투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중국은 독자적인 생성형 AI 딥시크를 내놓으며 업계를 흔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뿐 아니라 기존에 공화당이나 트럼프에 부정적이던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팀 쿡(애플), 마크 저커버그(메타) 등 미 빅테크 거물들이 새 정부에 밀착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그리어를 비롯한 규제 반대론자를 주요 기관 수장으로 대거 발탁했다.
우리도 전향적인 입법과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당장 스타게이트와 딥시크의 사례는 AI를 위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 및 인재양성 필요성을 웅변하고 있다. 또 주요 정부·민간 기관들이 중국의 무차별 정보 수집 우려에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는데, 개인들의 광범한 사용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를 포함해 대형 플랫폼기업의 윤리·보안·경쟁에 대한 새로운 기준과 현명한 규제 법안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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