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샬리송 답답하시죠?…양민혁 갑니다! '손흥민과 원투펀치' 뜬다→디렉터 "7월부터 1군 경쟁" 확인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양민혁과 손흥민이 함께 뛰는 모습을 생각보다 빠르게 볼 수도 있다.

토트넘 홋스퍼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 보낸 양민혁을 올 여름 프리시즌부터 1군에서 경쟁시킬 계획이다.

양민혁은 프리시즌 경쟁을 통해 다음 시즌엔 토트넘 1군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지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민혁이 새 소속팀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2경기 연속 조커로 뛰며 순탄하게 적응하는 양민혁을 두고 그의 원소속팀인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요한 랑게 디렉터가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민혁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올 여름 토트넘 프리시즌에 많은 기회를 갖게 될 것임을 알렸다.

양민혁은 앞서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2024-2025 챔피언십 31라운드 QPR-블랙번 홈 경기에서 후반 21분 교체로 들어간 뒤 24분을 뛰며 팀의 2-1 승리에 보탬이 됐다.

양민혁은 앞서 사흘 전 열린 밀월 원정에선 후반 31분 투입돼 감격의 축구종가 데뷔전을 치렀다. 블랙번전에선 출전시간이 10분 더 늘었다.

최근 2연패에 빠졌던 QPR은 이날 승리로 10승 11무 10패(승점 41)를 기록, 13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블랙번이 승점 45로 승격권인 5위를 달리는 팀이란 점에서 이날 승리의 의미가 더욱 컸다. 시즌 15경기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승격플레이오프 진출할 수 있는 팀들과 간격을 3~4점 차로 좁혔다.

양민혁도 경기 직후 "이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며 QPR 승격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교체 명단에 포함됐던 양민혁은 후반 21분 폴 스미스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축구종가 첫 공격포인트 사냥엔 실패했지만 전방 압박과 활발한 몸놀림으로 향후 출전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7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6년 계약을 체결했다. 전소속팀인 강원에서 지난해 말까지 뛰다가 토트넘에 건너왔다. 윙어 줄부상에 시달리는 토트넘이 양민혁을 하루라도 빨리 쓰기 위해 조기 호출한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론 아니었다. 그는 1월에 프리미어리그 선수 등록을 했으나 3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들었을 뿐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12일 5부리그 구단 탬워스와의 FA컵 64강 원정 경기에서 대기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충격적인 일을 당하면서 토트넘에서 당분간 실전 투입이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다행히 1월이 끝나기 전 런던을 연고로 하는 QPR이란 괜찮은 팀을 찾아 양민혁이 영국 축구에 적응할 시간을 갖게 됐다.

토트넘 사령탑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양민혁을 QPR에 보내면서 "팀 사정상 어린 선수들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기 어렵지만 클럽이 키우는 선수다. QPR에서 좋은 경험 쌓고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랑게 토트넘 기술이사가 지난 5일 구단 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최근 임대를 떠난 윌 랭크셔, 루카 군터, 양민혁을 언급하며 "좋은 환경에서 정기적으로 경기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복귀하면 프리시즌에 경쟁할 준비가 됐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랑게는 이어 "이전에 했던 인터뷰에서도 임대 시장은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선수 80% 이상이 임대 신분이었다"며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수 중 일부를 예로 들어도 그들 역시 발전이라는 일환으로 임대를 떠났다. 강력한 임대 프로세스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인 해리 케인도 프로 데뷔 초창기에는 밀월, 노리치 시티 등 여러 곳으로 임대를 다녔던 적이 있다. 토트넘은 역사적으로 유망주 임대를 적극 활용했다.

마지막으로 랑게는 "우리는 랭크셔, 군터, 양민혁이 그들의 경력에서 팀을 떠나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정기적인 출전 시간을 갖는 게 올바른 단계라고 생각했다. 그게 중요하다. 여름에 돌아오면 프리시즌에 경쟁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랑게의 발언만 놓고보면 토트넘은 양민혁의 발전을 위해 QPR로 임대를 보냈으며, 임대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토트넘 1군에서 경쟁시킬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프리시즌은 시즌 종료 후 선수들이 휴가를 떠났다가 돌아오는 7월 초부터 시작된다. 훈련과 친선 경기를 통해 본 시즌에서 사용할 실전 체력 및 감각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 기간 동안 양민혁와 손흥민이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매체 TBR풋볼도 "랑게는 올해 1군 자리를 놓고 경쟁할 준비가 된 토트넘 유망주 3인을 공개했다. 토트넘은 젊은 유망주를 스타로 키우는 팀으로 명성을 얻었다. 케인이 대표적인 사례다"라며 "랭크셔, 군터, 양민혁이 토트넘 1군에서 경쟁할 준비가 완료됐다. 양민혁은 QPR에서 흥미진진한 승격 플레이오프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향후 활약 여부를 주목했다.

양민혁은 2006년생으로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최고의 유망주다. 지난 2024시즌 강원FC에서 데뷔해 리그 38경기 12골 6도움을 올린 양민혁은 강원을 리그 준우승으로 이끌며 시즌 베스트 11과 영플레이어를 수상했고, MVP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7월에는 토트넘과 이적 계약을 체결했고, 토트넘의 조기 합류 요청으로 12월 중순 영국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토트넘 합류 후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성장을 위해 실전 경험이 중요한 때이기에 양민혁의 선택은 적절했다. 또 QPR 임대 후 2경기 연속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이 선택이 맞았다는 걸 보여줬다.

데뷔전이었던 밀월과의 경기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인상을 남겼다. 골키퍼 선방이 아니었다면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쏘아올릴 수 있었다.

블랙번과의 경기에서는 밀월전보다 조금 더 오래 뛸 수 있는 기회를 받았고, 1-1로 팽팽하던 후반 막판 결승골 과정에 기여하면서 무난한 활약을 보여줬다.

양민혁이 QPR에서 영국 축구 스타일에 잘 적응하고 토트넘으로 복귀한다면 프리시즌 1군 경쟁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민혁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손흥민이 득점하는 그림을 빠르게 볼 가능성이 커졌다. 두 선수는 이미 국가대표에서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다. 지난해 9월 양민혁이 대표팀에 첫 발탁되면서 A매치 기간 내내 손발을 맞췄다.

다만 양민혁이 A매치 데뷔전을 갖지는 못해 아직 실전에서 같이 뛰어본 적은 없다. 대신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두 선수가 같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7일 열린 리그컵 준결승 2차전 리버풀과 원정 경기에서 0-4로 참패했다. 토트넘이 공격에서 힘 한 번 쓰지 못한 가운데 브라질 전 국가대표 히샬리송이 존재감 없는 플레이를 하다가 전반 추가시간 또 부상을 당해 교체아웃되는, 토트넘 팬들이 화가 날 만한 모습을 선보였다.

양민혁이 영국 축구 적응 마치고 토트넘에 본격 가세하면 손흥민, 마티스 텔,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과 어우러져 공격을 빠르고 역동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모습이 가능할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토트넘, QPR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