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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금)

타셈 싱 감독 “‘더폴’ 18년 만에 부활...韓에 감사”[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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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타셈 싱 감독.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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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셈 싱 감독이 ‘더 폴’을 향한 한국 팬들의 사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6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이하 더 폴) 타셈 싱 감독 내한 간담회가 열렸다.

‘더 폴’은 스턴트맨 로이가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에게 전 세계 24개국의 비경에서 펼쳐지는 다섯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을 이야기해 주는 영화다. 18년 만의 4K 리마스터링을 거쳐 더욱 화려해진 영상과 새로운 장면을 추가, 관객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개봉 첫날 전국 66개관, 좌석수 1만 5025석이라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지지층과 입소문을 통한 높은 좌석 판매율로 장기 흥행을 이어왔다. 타셈 감독의 첫 내한을 앞두고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타셈 싱 감독은 한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부활한 느낌이다. 어떤 특별한 장애를 가진 아기가 있다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겨우 기어가는 느낌이었다. 20년 지나고 보니까 그 아이가 달리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한번 재조명 받는다는 게 놀랍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영화를 만들 때 여자친구에게 버림 받은 상실감이 컸고 어떻게든 영화를 만들고 삶은 계속된다고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런 영화를 못 만들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타셈 싱 감독은 ‘더 폴’을 처음부터 4K로 제작한 이유에 대해 답했다.

그는 “처음 만들었을 때 4K였는데, 당시만 해도 상영관에서 상영하기 어려웠다. 저는 영화를 만들면서 오래 갈 거라고 생가해서 최신 기술로 만들고 싶었다. 세월이 흘러서 리마스터링 해야하는데 제가 만든 걸 찾기 힘들더라. 원래 오리지널 버전에서 효과가 빠진 것들을 넣어 완성했다. 제가 4K를 선택한 건 이 영화에서 비주얼을 중시했다. 저는 히말라야 기숙 학교를 다녔다. 저희 아버지는 이란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래서 저는 어릴 때부터 제가 알아들지 못한 방송을 많이 봤고 자연스럽게 비주얼 스토리텔링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에 CG를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무리 훌륭한 특수효과를 써도 일정 시간 지나면 구식으로 보인다. 그런데 반세기가 지나면 레트한 느낌이 나서 멋지다. 저는 파솔리니 영화를 좋아한다. 마치 스탠리 큐브릭 같은 느낌이 난다. 이분들의 작품을 보면 옛날 영화 같은 느낌이 난다. 그런데 이런 감독님 영화를 보면 매우 10년 50년이 지나도 동시대적 느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폴’의 로케이션을 한 곳들은 마법적인 공간이었다. 제가 CG를 쓰면 모자에 모자를 또 쓴 것 같은 느낌이라 안했다. 저는 CG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 작품에선 맞지 않아서 그렇게 했다”며 “이 작품 같은 경우엔 28개국 올 로메이션을 했는데, 그 다음 제 작품은 세트장에서만 촬영했다. 전 극단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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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폴: 디렉터스 컷’ 사진|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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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셈 싱 감독은 영화가 18년 만에 다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감격했다.

그는 “왜 처음에 공개했을 때 안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어떤 패턴을 벗어났을 때 장점이 있다. ‘기생충’이나 ‘올드보이’ 같은 경우 기존과 다른 걸 보여줬을 때 사람들이 열광한다. 이 영화는 사람들의 기대와 달랐던 것 같다. 패션도 20년 뒤에 다시 레트로로 유행한다. 제 영화도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영화 처음 공개됐을 때 비평가가 전폭 지지했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그런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이 영화는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음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 영화를 보고 환상적이라고 해도 되고 거지 같다고 해도 된다. 그런데 이 영화 괜찮다고 하면 더 걱정된다”고 이야기했다.

타셈 싱 감독은 “그래서 인터넷 덕분에 이 영화가 다시 재발견된 것에 감사하다. 이 영화가 처음 공개됐을 때 아무도 원하지 않았고 2년 후에 제 자비로 개봉하게 됐다. 제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안 한다. 그래서 ‘더폴’을 보고 열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몰랐다. 작년에 토론토 영화제에 갔을 때 왜 더 폴을 볼 수가 없냐고 묻더라. 그분들에게 20년 전 그토록 알리고 싶었는데 그땐 왜 없었냐고 물었더니 그때 10살이었다더라. 그래서 전혀 다른 세대가 이 영화를 원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개봉한 것처럼 미국에서는 하루 동안 몇개관에서 상영했는데 몇 분만에 매진됐다. 그리고 이 영화가 인기가 많으니까 확대 개봉했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도 벌어졌고 더 많은 나라에서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셈 싱 감독은 “한국 영화관이 너무 좋아서 한국에서 사랑받아서 좋다. 제 영화는 스타일 비주얼 때문에 좋은 영화관에서 봐야 된다”고 너스레를 떤 후 “한국 여성 관객이 얼마나 봤는지 알게 됐는데 많은 여성 관객이 좋아해줘서 한국 영화와 한국 여성을 무한히 사랑하고 싶더라. 제 아기가 계속 달릴 수 있게 해줬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재차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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