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은 ‘쩐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지난 24일 올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650억달러(93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 해 자본지출 전망치보다 70%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 21일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소프트웨어기업 오러클이 ‘스타게이트’라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최대 5000억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키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큰 AI 인프라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초 데이터센터 건설에 800억달러(약 115조원) 투자를 예고했다. 빅테크들의 각축전에는 과도한 투자로 인한 손실보다 과소 투자로 경쟁에 밀리는 걸 더 우려하는 기류가 깔려 있다.
AI 소프트웨어는 중국 추격에 실리콘밸리 기업도 긴장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첨단 반도체 사용이 제한된 속에서 개발한 추론 특화 모델 ‘딥시크-R1’이 오픈AI, 메타, 앤스로픽 같은 미국 기업들의 최신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수준일까. 국회 도서관이 국내외 언론 기사와 정부 발표 자료, 해외 통계, 특허 등을 반영해 만든 글로벌 AI 100대 기업에 국내 기업은 한 군데도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기업이 59개(오픈AI, 앤스로픽, 구글, 메타, 테슬라, 피겨AI, 엔비디아, AMD, 인텔 등)로 압도적 1위를 점했고, 중국도 알리바바·바이두·애지봇 등 10개를 보유했다. 영국(7개)과 캐나다·프랑스(각 5개)가 그 뒤를 잇고, 노르웨이·독일·일본·대만·아랍에미리트연합(UAE)·사우디아라비아·호주도 1곳씩 뽑혔다. 미·중뿐 아니라 국가와 기업 간 AI 패권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인터넷 선진국, 반도체 수출대국으로 디지털 강국이던 한국의 AI 시대 존재감은 뚝 떨어졌다. 국가·기업·과학기술 다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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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엘리슨 오라클 이사회 의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왼쪽 두 번째부터)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를 듣고 있다. 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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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논설위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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