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 매체, ‘尹 비판보도’에 주력
美 CNN “尹, 궁지에 몰린 대통령”
블룸버그 “韓 향한 인식에 악영향”
실제로 지난달 외국인 매도세 강화
美 CNN “尹, 궁지에 몰린 대통령”
블룸버그 “韓 향한 인식에 악영향”
실제로 지난달 외국인 매도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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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등 유력지들이 지난달 4일(현지시간)자 신문에 실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기사들. 이들 신문은 모두 이날 1면에서 계엄선포 사태 소식을 전했으며, 일부는 배경 분석 등 관련 보도에 여러 면을 할애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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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이달 15일까지 40여 일간 한국 정치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일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외신들도 한국 정치 상황을 연일 타전하고 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달 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AP통신과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은 일제히 ‘한국 대통령 계엄 선호’ 제하의 기사를 긴급 기사로 타전했다. 초기에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위주로 보도했으나, 점차 비판하는 쪽으로 논조를 전환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경우 한국이 “지정학적으로 전 세계의 큰 화약고 중 하나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 “(그간) 한국은 현대사회에서 보기 드문 안정의 상징처럼 여겨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국회의사당에서 군인들이 국회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2024년 현재 더 이상 그런 것(안정)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그간 한국이 동아시아의 성공적인 민주화 상징처럼 여겨졌기에 서방 동맹의 리더인 미국 역시 우려에 잠길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윤 대통령의 ‘계엄령 도박’이 한국 금융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인식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번 사건이 이미 저평가되고 있는 한국의 주식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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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달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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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작년 12월 한 달간 국내 상장주식 3조6490억원을 팔아치웠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가 상장채권 2조3810억원을 순회수하며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만에 순회수 전환했다. 블룸버그의 전망이 현실화한 셈이다.
계엄이 해제되고 하루가 지난 작년 12월 5일 외신들은 국회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소식을 집중 보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경우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무모한 결정이 국가를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헌법적 위기로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탄핵안이 한 차례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가 가결(총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된 지난달 14일께에는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분석도 쏟아졌다. 뉴욕타임즈(NYT)는 윤 대통령의 정치적 어려움 중 상당 부분이 김 여사와 관련됐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방증하듯 대통령 탄핵안이 표결에 부쳐진 지난달 14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안팎에 외신 기자들이 대거 몰려들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 파견된 기자들이 국회 본관 정문과 로텐더홀 등에 상주하며 정국 상황을 빠르게 타전했다.
한 달여가 지난 이달 15일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우두머리) 등 혐의로 공수처에 체포된 것 역시 외신들이 주목한 대목이었다. 영국 BBC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윤 대통령 영장 집행 상황을 라이브 업데이트로 올리고, 관련 내용을 실시간 영상, 속보 등으로 자세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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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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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NN 방송은 “궁지에 몰린 대통령의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로 시작, 몇 주간에 걸친 정치적 결전의 최신 사례”라며 “윤 대통령이 지난 몇 주간 경호팀에 둘러싸인 채 요새화된 관저에서 체포를 피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NYT는 집회 참가자들 간 구호 경쟁에도 주목했다.
미국과 영국 매체들의 경우 지난 19일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일으킨 폭력 사태와 관련, 2021년 1월 6일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발생한 미국 연방 의회 폭동 사태(1·6 사태)와 비교하기도 했다.
FT는 “윤 대통령의 강경 지지 세력은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는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의 구호를 차용하고 있다”며 “이는 1·6 사태로 귀결된 2020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 역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별다른 증거 없이 부정선거 의혹을 내세워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고 ‘도둑질을 멈춰라’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며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선거 패배를 뒤집기 위해 연방 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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