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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2 (수)

"이수현 의인이 목숨을 잃었던 해에 저는 아이를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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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의인 24주기 행사에서 만난 일본 여성

오늘로부터 24년 전인 2001년, 1월 26일 저녁 7시 15분.

도쿄 신오쿠보 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 씨는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습니다.

이수현 씨에 이어 일본인 세키네 시로 씨도 취객을 구하기 위해 선로로 내려갔지만, 불행히 세 사람 모두 열차를 피하지 못했죠.

당시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열차가 들어오는 상황에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실제로 이 씨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일본인이 찾아와 조의를 표했고, 이후 신오쿠보역에는 이수현 의인과 세키네 시로 의인을 기리는 추도문이 새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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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 개찰구에 새겨진 추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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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곳에선 이수현 의인의 기일마다 추모 행사가 열리는데요.

오늘은 이 의인의 모친인 신윤찬 씨와 박철희 주일한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오쿠보 역에서 제단에 헌화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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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수현 의인 추모식에 참석한 모친 신윤찬 씨와 박철희 주일대사. 2025년 1월 26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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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가 추모행사를 준비하기도 했는데요.

신오쿠보 역에 이 씨에게 헌화하러 온 사람 중엔 평범한 일본 시민도 있었습니다.

헌화를 하던 50대 여성에게 어떻게 오게 됐냐고 물어봤는데요.

그는 이 씨의 의로운 일이 있었던 2001년에 아이를 낳았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었고 자신은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살면서 매년 이날만 되면 항상 복잡한 심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직접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의인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도 여태까지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촉촉해진 눈매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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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JTBC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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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의 모친인 신윤찬 씨는 "사후에 알게 됐지만 아들은 한·일 양국의 우호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얘기를 남겼다"면서 "한·일 양국 관계를 위해 많은 분이 애쓰고 있지만, 저 또한 아들의 유지를 이어나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정원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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