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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2 (수)

폴 매카트니 “AI로 돈버는 곳은 거대 음원사이트…창작자 보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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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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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정말 훌륭한 기술이지만, 창의적인 작업물을 도용해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영국 출신 팝 그룹 비틀즈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83·사진)가 25일(현지 시간)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AI의 학습이 예술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 예술가들이 직면한 위협을 묻는 질문에 광범위한 AI 학습을 지적했다.

매카트니는 또 AI가 예술 창의성을 억제하고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영국 리버풀에서 자랄 때 음악가라는 직업을 택한 건 좋아서도 그렇지만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AI 학습을 허용하면) 거대 음원 사이트 같은 곳이 돈을 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돈이 어딘가로 흘러간다면, 그게 왜 ‘예스터데이’를 작곡한 사람이면 안 되나?”라고 했다. AI 학습이 확산될수록 기업이 돈을 벌고, 젊은 음악가들의 작업 동기가 사라진다고 꼬집은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개정안에선 창작자는 자기 작품이 AI 학습에 이용되지 않게끔 거부할 권리가 담기지만, 창작자들이 자기 작품이 학습에 쓰이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다만 매카트니도 AI 기술을 창작에 활용한 적이 있다. 그는 또다른 비틀즈 생존 멤버인 링고 스타(85)와 2023년 11월 존 레넌(1940∼1980)이 1977년 녹음해 놓았던 미완성 데모곡을 바탕으로 AI 믹스를 거쳐 ‘나우 앤드 덴’을 발표했다. 27년만에 나온 비틀즈 신곡이었고, 이미 사망한 멤버가 녹음해 놓았던 곡이라 큰 주목을 받았다.

매카트니는 “AI 덕분에 레논의 목소리가 마치 어제 나온 것처럼 들렸다”면서도 “그렇다고 (AI 기술을 이용해) 작업물을 도용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고 재차 못박았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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