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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메타, 스타게이트 의식했나…“데이터센터에 93조 투자 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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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미국 플랫폼 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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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출범을 발표한 지 3일 만인 24일(현지시간) 메타가 최대 650억 달러(약 93조 원)를 AI 인프라 확장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 AI 빅테크들 간 AI 주도권을 둘러싼 ‘장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까지 경쟁에 가세하며 세계 AI 시장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메타는 이날 대규모 투자를 통해 AI 인재 확보와 2기가와트(GW)급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GW는 약 200만 가구에서 사용하는 전력에 해당한다. 주커버그 CEO는 자신의 SNS에 “올해는 AI에 있어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앞으로 몇 년간 우리의 핵심 제품과 사업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메타가 월가가 추정한 올해 자본 지출 규모인 502억5000만 달러(약 72조 원)를 훌쩍 넘는 예산을 AI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스타게이트 발표의 영향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AI 합작사인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최고 5000억 달러(약 719조 원)가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크기의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여러 기업과 거래하지 않고 오픈AI에만 독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그럴 경우 오픈AI와 다른 AI 빅테크 간 AI 인프라 격차가 따라 잡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AI 경쟁에서 2위가 되지 싶지 않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라며 “발표 시점을 서두른 것은 스타게이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확보에 열을 올리는 사이 중국에서는 열악한 인프라로 미국 빅테크의 AI 모델과 비슷한 성능의 AI가 등장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최근 발표한 기술 보고서를 인용해 딥시크의 최신 AI 모델인 ‘딥시크-V3’를 개발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 원)라고 보도했다. 이는 메타의 최신 AI 모델 ‘라마3’ 개발 비용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딥시크-V3 학습에 사용된 그래픽처리장치(GPU) 역시 엔비디아의 저사양 GPU ‘H800’이었다.

그럼에도 AI 모델 간 성능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딥시크가 최근 선보인 추론 AI 모델인 ‘딥시크-R1’은 미국 수학경시대회인 ‘AIME 2024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79.8%의 점수를 얻어 79.2%라는 점수를 받은 오픈AI의 추론 AI ‘o1’을 앞섰다. 코딩 부문에서도 65.9%의 점수를 받아 o1(63.4%)보다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중국 AI 수출 제한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며 “미국 새 정부는 빅테크의 AI 개발 경쟁이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게 조율하면서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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