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통령경호처에서 경호관들을 윤석열 대통령 사적 업무에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직장갑질119는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통령경호처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생일잔치 당시 경호관들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했고, 윤 대통령 부부 반려견 옷을 구매해 오도록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직장갑질119는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비판했다. 사적용무지시, 장기자랑 강요, 정치성향 강요 등이 구체적인 직장 내 괴롭힘 유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6일 직장갑질119는 대통령경호처가 경호관들에게 윤 대통령 부부 반려견 옷 구매와 노래방 기계 설치, 폭죽놀이용 폭죽 구매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근로계약상의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사적인 용무지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①사용자 또는 근로자(직장 상사 등)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②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③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다.
직장갑질119는 "사적용무지시는 비민주적 일터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갑질 유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갑질 사례 중에는 직장 상사가 본인의 집에 가져다 놓을 가전제품 중고 거래를 지시했지만 거절할 경우 불이익이 두려워 가전제품 중고 거래에 나섰다는 사례가 있었는데, 이와 유사한 괴롭힘 유형이라는 설명이다.
2023년 12월 18일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윤석열 대통령 생일잔치로 진행하면서 경호 관련 유관기관을 동원해 '윤석열 헌정곡 합창 공연'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비판했다.
업무 공간에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행사 장기자랑을 준비해야 했다면 명백한 인권침해라는 주장이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에서 '회사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장기자랑 준비를 강요, 이를 위해 점심시간 등 휴게시간까지 연습을 지시'한 것을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계엄 선포 이후 간부들에게 특정 정치 성향 유튜브를 공유하고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반대 서명 링크를 발송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치성향 강요 행위"라고 꼬집었다. 직장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특정 정치 성향을 강요하는 것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김세정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경호처 직원들이 경험한 사적용무지시, 장기자랑 강요, 부당지시는 의심할 여지 없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특히 업무상 필요성이 전혀 없는 행위인 만큼 업무상 적정범위를 크게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기관인 경호처에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제대로 해결해야 일반 시민들도 각자의 일터에서 경험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