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세 ‘상승세’…빌라·오피스텔 모두 올랐다
대학가 원룸 월세 부담 가중…임대차 시장 변화
정부 대책은 미흡…“시장 안정까지 시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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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빌라와 오피스텔 월세가 지난해 꾸준히 상승하면서 새 학기를 앞둔 대학생들이 월셋집 구하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와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해 전세를 꺼리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월세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1.70으로, 1월(100.09) 대비 1.61% 상승했다. 연립·다세대 주택 월세가격지수도 같은 기간 102.69에서 104.93으로 2.24% 올랐다.
대학가가 위치한 주요 지역에서 월세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관악구(서울대)의 서남권 빌라 월세가격지수는 1년 새 3.1% 상승한 105.30을 기록했으며, 서북권(연세대·이화여대 등)은 2.74% 오른 104.61로 집계됐다. 동북권(한양대 등) 역시 1.49% 상승해 104.64를 기록했다.
오피스텔 월세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 서북권은 2.17%, 서남권은 1.94% 상승하며 서울 평균을 상회했으나, 동북권은 0.86%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주요 대학가의 월세는 이미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 기준 이화여대 인근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 원 기준 74만 원으로 서울 대학가 중 가장 비쌌다. 여기에 평균 관리비도 14만 9000원으로 부담이 더해졌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이대역 일대 중개업소에서 내놓은 원룸 매물은 보증금 1000만 원 기준 월세 100~120만 원 선을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사기 여파로 인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 가입이 어려워진 데다, 학생들도 목돈 부담 때문에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 빌라 월세 거래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하며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이는 4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인들이 늘어나며 월세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원룸은 월세 50~70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했으나, 최근 오름세가 뚜렷하다. 다방이 발표한 ‘12월 다방여지도’에 따르면 관악구의 연립·다세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74만 원으로, 서울 평균 대비 102%에 달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한 편이지만, 임대인들이 월세 대신 관리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추가 수익을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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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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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신축 매입임대 방식으로 비아파트 주택 11만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월세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월세 수요가 높은 계층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전세를 기피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로 인해 월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대학가 주변은 수요가 많아 월세 경쟁이 더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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