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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1조각에 800만원, 금보다 2배 비싸"…'이것' 빼가는 도둑 골머리 앓는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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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담석' 우황 한조각 800만원 호가

中 홍콩 통한 수입 계속 증가

김정은도 찾았던 中 우황청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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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황청심환 등 한약재료로 많이 쓰이는 소의 담석 모습. 아마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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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당국이 연초부터 잇따라 발생한 소 '담석' 강도사건의 단속을 강화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화권 전통 의약품인 우황청심환을 만드는데 쓰이는 소의 담석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 목장에서 불법도축 및 절도, 강도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홍콩을 통해 중국으로 수입되는 소 담석의 가격은 현재 국제 금값보다 2배 이상 비싸 브라질 내 담석 강도는 쉽게 근절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브라질, 소 담석 강도 급증…"목장서 불법도축·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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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에서는 무장 갱단들이 남부 바레토스 지역 농가에 침입해 소를 무단 도축, 담석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브라질 이웃국가인 우루과이에서 300만달러(약 43억원) 규모의 소 담석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몰래 홍콩으로 밀수하려던 일당이 체포되기도 했다.

소의 담석은 원래 소 뿐만 아니라 소 ·산양 ·영양 등 반추류 동물의 담낭 속 질환으로 생기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담석증에 걸려 생겨난 응결물을 뜻한다. 원래 남미지역에서 소의 담석은 모두 버려졌지만, 최근 중국 브로커들이 남미 소 담석을 매전매석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현재 남미 일대에서 소의 담석은 1온즈(약 28g)당 5000~6000달러(약 719만원~863만원)에 거래된다. 국제 금시세가 온즈당 2700달러 안팎임을 고려하면 금보다 2배나 비싼 가격이다.

중국 브로커들이 '우황(牛黃)'이라고 불리는 소의 담석을 모으는 이유는 주요한 약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 담석은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 심혈관 치료제 등으로 쓰이는 우황청심환의 주 재료이기도 하다. 최근 우황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내 생산량이 부족해 남미에서 홍콩을 거쳐 중국 본토로 수입되는 양이 크게 늘어났다.

홍콩의 소 담석 수입은 2019년 7550만달러에서 지난 2023년에는 2억1840만달러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에서 전체 소 담석 중 60% 이상을 수입했고, 나머지는 호주,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에서 가져왔다.
김정은도 관심 '우황청심환'…2019년 中 공장 방문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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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최대 한약재 제조사이자 우황청심환으로 유명한 동인당 공장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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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 담석 수입이 늘어난 주된 요인은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심혈관 질환, 당뇨 등 성인병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는 매년 10만명 당 178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며, 이는 미국보다 약 3배 높은 수치다. 중국 내 심혈관질환 환자도 2007년 2억3000만명에서 2023년에는 3억3000만명으로 약 1억명 늘어났다.

심혈관질환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중국의 우황청심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19년 1월 중국 베이징을 국빈방문했던 김 위원장은 외교일정이 끝난 뒤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 중국 최대 우황청심환 제약사인 동인당 공장을 방문했다. 북한에서는 코로나19 당시 우황청심환이 코로나19 치료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인기를 끈 바 있다.

이러한 소의 담석은 약 100마리 중 한마리씩 자연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의 많은 농장주들이 인위적으로 소가 담석증에 걸리게 하기 위해 과도한 양의 사탕수수를 사료로 먹이는 등 각종 꼼수를 쓰고 있지만 아직 정확히 어떻게해야 소의 담석이 생성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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