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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 (일)

“무능함이 LA 대형 화재 키웠다”… 트럼프에 혼쭐난 리무진 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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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4일 LA화재 현장 방문

”연방 재난관리청, 고비용에 실패” 폐지 방침

’앙숙’ 뉴섬 주지사 “도와 달라” 고개 숙여

민주당 정치인 질책 “당신들 때문에…”

배우 멜 깁슨 “아빠가 온 것 같아” 칭찬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4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왼쪽)와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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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최근 동시다발 산불로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고 있는 캘리포니아주(州)를 방문해 이른바 ‘리무진 리버럴(limousine liberal)’ 정치인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리무진 리버럴은 리무진을 타고 다니는 부유한 좌파로, 한국의 ‘강남 좌파’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캘리포니아는 민주당의 아성(牙城)인데 트럼프를 비롯한 보수 진영에선 리무진 리버럴 때문에 동네가 망가졌다는 인식이 강하다.

트럼프는 이날 화재 현장에서 캐런 바스 로스앤젤레스(LA) 시장과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 등의 무능을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 잠룡으로 꼽히는 트럼프의 앙숙 개빈 뉴섬 주지사는 공항에 나와 10분을 서서 대기했고 트럼프에 “도와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뉴섬은 트럼프가 1기 때 캘리포니아의 코로나 대응을 지원했던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당신의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섬은 2028년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지만, 이번 화재로 무능이 노출되며 정치적 입지가 애매해졌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섬의 임기가 재앙으로 정의될 수 있어 정치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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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바스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이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간담회에 참석해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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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현지 공무원들과 간담회에서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폐지하고 재해 대응을 각 주(州)에 맡기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FEMA는 매우 고비용이고 대체로 실패했다”며 “좋은 주(州)정부가 필요하지 FEMA는 필요 없다”고 했다. “각 주에서 그들의 문제를 알아서 처리하고, 연방 정부로부터 돈을 받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란 얘기다.

트럼프는 바스 LA 시장에게 속도전을 주문했다. 바스는 흑인 여성 시장으로 한때 한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보다도 먼저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고려한 전도유망한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화재 발생 초기 아프리카 출장 중이라 큰 비판을 받았다. 이날 바스가 현장 주민들에게 “집으로 곧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일주일은 긴 시간”이라며 질책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당국이 마른 초목을 제거하지 않고, 피해 지역에 물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아 소화전 고갈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많은 화재 보험 회사들이 이 지역을 떠나 피해 주민들의 보험 가입률이 낮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날 셔먼 의원이 트럼프의 FEMA 폐지 방침에 반기를 들자 트럼프는 “당신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일침을 날렸다. 트럼프가 셔먼을 쏘아붙이는 장면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백, 수천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은 진보 정치인의 무능을 지적한 ‘사이다 장면’이라며 열광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1기 때 독일 대사를 지낸 리처드 그리넬 특사에게 산불 복구 작업을 담당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골드 스테이트(golden state·캘리포니아의 별칭)가 없다면 미국의 황금기도 있을 수 없다”며 “우리는 이번 상황을 역전시키고 곧 돌아와 큰 축하 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화재로 말리부 주택이 전소된 영화 배우 멜 깁슨은 “트럼프가 여기 있어서 기쁘다. 마치 아빠가 집에 돌아와 벨트를 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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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소방서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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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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