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11 (화)

"환자 마음은 우리가 잘 알지"…의료AI 연구하는 의사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삼성서울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 등

기초 연구·AI모델 개발·임상 현장 활용 등 다방면서 의료AI 다뤄

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안정민 교수팀은 AI가 분석한 최적의 스텐트 크기를 기반으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한 결과 혈관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는 고해상도 영상기구를 이용한 관상동맥 중재시술만큼 좁아졌던 혈관이 충분하게 확장돼 안전하게 치료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처음으로 발표했다. 안정민 교수가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2025.01.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최근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의료 인공지능(AI) 연구 및 개발에 나서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기초 연구부터 실제 솔루션 개발, 임상 현장에서 활용까지 여러 방면에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의료AI 관련 연구 및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AI를 이용해 심방세동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됐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경민·김주연 교수 연구팀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웰리시스와 함께 심전도(ECG) 검사를 활용해 심방세동 발병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만들었다.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 중 하나로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심전도에는 정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아 놓치기 쉬운 병이다. 뇌졸중, 심부전 등 합병증으로 이어진 뒤에야 심방세동이 있었음을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팀은 2010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삼성서울병원, 삼성창원병원, 강북삼성병원을 다녀간 17만 6090명에서 확보한 12리드 심전도 데이터 41만 5964개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학습시켜 AI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심방세동이 진행된 경우와 아닌 경우에서 심전도 검사 결과의 차이가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도록 AI 모델을 훈련시켰다. 또 환자마다 병원을 내원하는 경위와 검사 횟수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두 가지 모델로 개발했다.

심방세동 예측 AI의 성능은 여러 번 검사를 받는 것을 기준으로 만든 모델이 더 정교했다. 다회 모델의 민감도는 0.810, 특이도는 0.822, 정확도는 0.816으로 나타났다. 모델의 성능을 예측 정확도(AUROC)로 평가했을 때도 0.88로 우수했다. 단일 모델은 민감도 0.744, 특이도 0.742, 정확도 0.743으로 다회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AUROC는 0.812로 성능은 준수했다.

박경민 교수는 "AI를 활용해 심방세동을 더 일찍 예측하고, 조기에 치료 관리 할 가능성을 보았던 연구"라며 "실제 임상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돼 심방세동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활용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최근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의료AI 대한 연구 및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0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대생 AI 전문가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의료 AI 전문가 초청 특강과 좌담회의 모습. (사진=고려대 의대 제공) 2024.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AI가 분석한 심전도 노화 정도를 바탕으로 심방세동 발병 위험성 예측이 가능한 딥러닝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정보영·유희태 교수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이 보유한 약 150만 개의 심전도 데이터베이스를 AI에 학습시켰다. 이를 6개국의 심전도 데이터 약 70만개와 비교 분석하며 AI 모델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절차도 마쳤다.

연구팀은 검증을 마친 AI 모델을 사용해 4개의 다국적 코호트에서 심전도 검사를 받은 약 28만 명을 대상으로 심전도 노화 정도와 심방세동 위험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심전도가 노화된 그룹 A(5만 108명)은 정상 그룹 B(23만 504명)에 비해 심방세동 발병 위험도가 1.86배 높았다. 또 66세 이상의 고령이 되기 전에 심방세동이 발병한 위험도는 A그룹이 B그룹보다 2.07배 높았다. 심전도 측정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1살 많아질수록 심방세동 발병률과 조기 발병 위험도가 각각 3%, 4%씩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정보영 교수는 "심전도 노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개발한 AI를 통해 비침습적인 심방세동 발병 예측이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측정법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예측도를 보였다"며 "심전도가 심장질환 진단의 중요한 바이오마커인 만큼 이번 연구가 심방세동은 물론 다른 심장질환 예측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로 심장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안정민 교수팀은 AI가 분석한 스텐트 크기로 심장질환 시술 성공률 높였다.

관상동맥 중재 시술 중 심혈관 조영술 이미지가 분석시스템에 자동으로 업로드되면 다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환자의 혈관 내부 지름과 병변의 길이, 협착 정도 등을 즉각적으로 평가해 최적의 스텐트 크기를 계산해 준다. 연구팀은 혈관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는 고해상도 영상기구를 이용한 시술만큼 좁아졌던 혈관이 충분하게 확장돼 안전하게 치료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기존 고해상도 영상기구만큼 우수한 AI 기반의 심혈관 조영술 분석시스템이 개발된 것이라고 병원 측은 전했다.

관상동맥 중재 시술은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 좁아진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표준치료법이다.

안정민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추가적인 시간이나 노동력 없이 심혈관 조영술 이미지를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오차 없이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가능하다"라며 "이번에는 비교적 간단한 병변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좌주간부 병변, 이식혈관 병변 등 복잡한 병변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AI가 음성을 분석해 치매 진단을 하는 모델도 국내에서 개발됐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의 고태훈(가톨릭대 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교수, 김동민(가톨릭대 의대 의료정보학교실 연구교수) 교수 연구팀이 음성 기반 치매 분류 AI를 개발했다. 해당 모델은 한글과 영어에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한글과 영어 음성 데이터셋을 활용해 두 언어 모두 높은 수준으로 경도인지장애군과 치매군을 분류하는 AI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경도인지장애군과 치매군의 한글·영어 음성을 주파수 형태로 변환한 멜 스펙트로그램(Mel Sepctrogram)을 이용해 다양한 딥러닝 모델들을 비교해 최적의 AI를 개발했다.

고태훈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I는 향후 각각의 언어 종류와 관계없이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음성 바이오마커 기반 치매 진단 솔루션의 기초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