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성과급 자사주 선택후 1년 보유시 15% 프리미엄…임직원 20% 자사주 선택
삼성전자, 임원 성과급 최대 100% 자사주로 지급…최대 3년 후 매도 가능
"근로의욕 고취·사기진작 원한다면 성과급 지급방식뿐 아니라 문화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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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계에 '성과급 자사주 지급' 바람이 불고 있다.
3년 전 SK하이닉스가 임직원에게 지급될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준 데 이어 삼성전자가 임원 성과급 중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임직원들의 근로 의욕 고취와 사기 진작 등을 위함인데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성과급 지급 방식이 정밀하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임원, 성과급 최대 100% 자사주로…매도는 3년 후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임원에 대해 최대 초과이익성과급(OPI)의 100%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OPI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것은 OPI 도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의 자사주로 지급받고, 등기임원은 100%를 자사주로 받는다.
이렇게 받은 주식은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간 매도를 할 수 없다. 해당 주식은 2026년 1월 지급되는데 부사장 이하는 지급일로부터 1년, 사장단은 2년간 매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지급 주식 수량도 감소한다. 1년 뒤 주가(2026년 1월 기준)가 약정 체결 당시와 같거나 상승하면 약정 수량대로 받을 수 있지만, 하락하면 하락률만큼 지급 주식 수량이 준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자사주로 성과급 지급을 '선택지'로 내걸었다.
SK하이닉스는 연간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연봉의 최대 50%(기본급 1000%)까지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하는데, 이 중 일부(최대 50%)를 자사주로 선택하고 1년 보유하면 매입 금액의 15%를 현금으로 추가 지급(프리미엄)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PS에 특별성과급 500%를 더한 총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자사주 매입 옵션은 1000%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임직원 중 6891명이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받겠다고 신청했다. 지난해 6월 기준 SK하이닉스 임직원이 3만1967명인데 전체 임직원 중 21.5%가 성과급 일부를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받기로 한 것이다.
빅테크發 주식보상제도 한반도 상륙…"사기진작 원하면 문화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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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을 주식으로 보상하는 제도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애플 등 등 빅테크는 인재 유치 및 유출 방지를 위해 연봉 외에 성과에 회사가 제시한 조건을 달성하는 대가로 자사주를 지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한화, 네이버 등 국내 일부 대기업은 임직원에 대한 주식보상제도를 이미 도입했다.
다만 이런 제도 도입이 임직원 근로의욕 고취 등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런 제도가 고급 인력 유출을 막고 임직원의 근로 의욕을 높이는 순기능을 기대한다.
삼성전자가 임원 성과급 중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알려진 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남우 회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그동안 지적됐던 주주, 이사회, 임직원 사이 얼라인먼트(alignment·정렬)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 단추라고 생각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선택지가 아닌 강제사항이 될 경우 임직원의 불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성과급 자사주 지급이 강제화 될 경우 가치 등락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성과급 수령후 주택이나 차 등을 구매할 계획이 있었던 임직원은 이런 제도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주식보상제도를 일반 직원에게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데, 직원에 대해서는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임원이 아니더라도 팀장 등 보직자에 대해서는 '사실상 의무사항'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성과급의 현금 지급 및 자사주 지급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며 "자사주 성과급 제도 도입의 주요 이유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과급 지급방식만 바꾼다고 근로의욕 고취와 사기진작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조직문화가 함께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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