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혜교. UAA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파이낸셜뉴스] “구마신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연기라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죠. 유니아 신부는 우리가 늘 봤던 수녀와 차별화된 자유로운 수녀라 새로웠어요. 신념이 확실하고 교단에서 하지 말라는 것을 하고. 생명에 있어선 내가 지킨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서 매력적이었죠.”
멜로의 여왕에서 '더 글로리'를 통해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난 배우 송혜교가 이번엔 살신성인의 자유로운 수녀로 돌아왔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검은 수녀들'을 통해서다.
"두 여성의 연대..유니아의 용기 멋졌다"
어느덧 40대의 '걸크러시' 언니가 된 송혜교는 작품 현장 안팎에서 30대 후배 전여빈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로 활약했다. 전여빈은 '선배' 송혜교에 대해 "큰 나무와 같았다"며 존경과 애정을 표했다.
송혜교는 '걸크러시 언니'가 됐다는 말에 "큰 언니가 될 나이"라고 웃으며 "여빈이가 나를 많이 좋아해줬다. 평소 둘이 마음이 잘 맞았다. 서로가 그렇게 느낀다"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더 글로리' 이전에는 멜로드라마를 너무 많이 해서 어느 순간 내 연기를 보는 게 재미가 없었다"며 "'더 글로리' 덕에 다시 연기하는 재미를 찾았고, 신도 났다. '검은 수녀들'은 색다른 오컬트라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권혁재 감독의 '검은 수녀들'은 악령이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마귀를 내쫓는 구마 의식을 벌이는 수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오컬트물이다. 송혜교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자기희생을 망설임이지 않는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았다. 수녀의 구마를 엄격히 금하는 가톨릭의 교리를 어기고 미카엘라(전여빈)와 힘을 합쳐 소년을 구한다. 미카엘라는 자신을 희생하는데 거침이 없는 유니아의 선택에 "미친년"이라고도 했다.
![]() |
'검은 수녀들' 영화사 집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송혜교는 "신념이 다른 두 여성이 한 소년의 생명을 살리려는 이야기가 멋있었다. '가족도 아닌, 나랑은 전혀 상관도 없는 아이를 위해서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수녀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며 "나와 달리 그런 선택을 하는 유니아의 신념과 대담함에 이끌렸다"고 돌이켰다.
난생 처음 해본 구마신 연기에 대해 그는 "감정을 폭발하는 신을 찍어보니 내가 그동안 참고 있었던 게 있었던지 뭔가 사이다를 원샷한 느낌이 들었다"며 "모든 게 해소된 느낌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니아 수녀는 또 여전사처럼 거침없다. 구마의식이 벌어지는 으슥한 장소로 성수가 든 벌크통을 들고 거침없이 걸어가고, 라틴어로 저주를 퍼붓는 악령을 향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며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쿨하게 응수한다. 또 애연가다.
송혜교는 "비흡연자라서 대본을 읽고 흡연 설정을 빼달라고 건의해볼까 생각했다가 유니아 수녀의 자유로운 성격을 보여주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담배 피우는 연습했다"며 "촬영하는 동안엔 담배를 피웠다"고 털어놨다.
후반부 여성성을 전형적으로 활용한 면이 있다는 지적에는 "유니아 수녀가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한 용기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수녀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공포물을 찍다보면 배우들이 더러 악몽을 꾸기도 하는데, 송혜교는 "평소 악몽을 잘 꾸지 않는데, 악몽 때문에 놀라서 몇 번 깬 적이 있다"며 그외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었음을 내비쳤다.
"나이가 드니, 여유가 생겼죠"
그는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23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하고 평소 절친한 사이인 다비치 강민경의 유튜브에서 브이로그를 선보이는 등 친근한 모습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인간 송혜교'를 알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질문에 그는 "10년 전만 해도 배우들이 작품 외 다른 미디어에 노출을 많이 하지 않는 문화였다"며 "심적 여유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젠 40대고, 심적 여유가 생겼고 시대도 많이 변했다. 영화 홍보로 시작했는데 이번 기회에 좀 더 자연스럽게 대중들에게 다가가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퀴즈 녹화 후 A형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어른들이 좋아해줬다. 유튜브는 젊은 친구들과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검은 수녀들' 덕에 좋은 경험을 했다."
![]() |
'검은 수녀들'. 영화사 집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는 '유퀴즈'에서 각종 루머가 있을 때마다 의연하게 대처해왔지만 루머 때문에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송혜교는 "루머는 나도 많이 듣는다. 그런데 그 루머는 내가 만든 게 아니다. 이를 대놓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는데, 루머는 딴 사람이 만드는데 내가 왜 그걸 해명해야 하나 싶다. 우리 직업이 많은 말들이 있는 직업이니까 그냥 받아들인다.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그런 상태"라고 답했다.
심적 여유가 생기게 된 계기는 묻자 그는 '시간의 산물'이라고 답했다.
"시간이 큰 것 같다. 20~30대에는 치열하게 뭐든 했다. 지금은 내려놓은 게 있다. 욕심도 예전보다 덜하다. 나이 덕에 심적 여유가 생겼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