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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 (화)

제주항공 참사 '사라진 4분' 가창오리 때문?.... 양쪽 엔진서 깃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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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위, 유가족에 조사 현황 설명
양쪽 엔진서 모두 깃털과 혈흔 발견
조류 충돌에 따른 전원 차단에 무게

로컬라이저 둔덕, 별도 용역으로 연구
세부 분석은 향후 수개월 소요될 듯
27일 사조위 홈피에 예비보고서 게재


파이낸셜뉴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로컬라이저 잔해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단이 사고 여객기 엔진부를 크레인을 이용해 들어 올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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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무안국제공항에서 추락해 179명의 희생자를 낸 제주항공 기체 양쪽 엔진 모두에서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국내전문기관 유전자 분석 결과 '가창오리'의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엔진분해 검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참사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과 조류 영향에 대해 별도 용역을 통해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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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기체 양쪽 엔진에서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된 가운데 무안국제공항 주변으로 철새떼가 날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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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충돌로 블랙박스 멈췄나
사조위는 25일 무안공항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의 사고조사 진행 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항공기 복행 중 조류와 접촉하는 장면을 공항 감시 카메라(CCTV) 영상에서 확인했다"며 "엔진조사 중 양쪽 엔진에서 깃털과 혈흔을 발견했고, 국내전문기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가창오리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양쪽 엔진에서 발견된 시료로는 조류 개체 수나 다른 종류의 조류 포함 여부를 알 수 없다"며 "엔진상태 확인 및 추가 시료 채취를 위한 엔진분해 검사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쪽 엔진 모두에서 깃털과 혈흔이 발견되며 조류 충돌로 양쪽 엔진이 멈추며 전력 공급이 끊겼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블랙박스의 '마지막 4분' 기록이 사라진 이유로 양쪽 엔진 손상에 따른 전력 차단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항공기 위치 탐지 시스템(ADS-B)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도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사조위는 항공기가 방위각 시설에 충돌하기 4분 7초 전부터 블랙박스 자료 기록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항공기는 지난해 12월 29일 8시 54분 43초 무안관제탑과 착륙 접근을 위한 최초 교신을 했다. 이후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08:57:50) 관제탑의 조류 활동 주의 정보 항공기에 발부 △(08:58:11)조종사들이 항공기 아래 방향에 조류가 있다고 대화 △(08:58:50) 비행자료기록장치(FDR0 및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기록 동시 중단 △(08:58:56·CVR 기록으로 계산한 시간) 항공기 복행 중 조종사가 관제탑에 조류 충돌로 인한 비상선언(Mayday) 실시 △(이후 약 4분간) 활주로 19로 착륙하기 위해 우측 선회 후 활주로에 접근→랜딩기어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 후 활주 △(09:02:57) 활주로를 초과해 방위각 시설물과 충돌 등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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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정부합동조사단이 로컬라이저(착륙유도시설) 둔덕에 올라 콘크리트 잔해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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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키운 둔덕, 별도 용역 연구
사조위는 △잔해 정밀 조사 △블랙박스 분석 △비행기록문서 확인 △증인 인터뷰 등 항공기 운항 전반에 대해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조사 과정에서 긴급 안전 조치가 필요하면 항공사 등에 안전권고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추락 당시 충돌로 참사 규모를 키웠다고 지적받고 있는 로컬라이저 둔덕과 조류 영향에 대해서는 별도 용역을 통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사조위는 설명했다.

사조위는 지난 20일부로 초기 현장조사를 종료했고, 사고기의 잔해를 시험분석센터(김포공항)으로 운송했다. 블랙박스와 관제교신 기록 등 자료를 시간대별로 동기화해 분석 중으로, 이는 수개월의 세부 분석과 검증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조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가족에게 사고조사 진행 상황을 가장 먼저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을 지속 하겠다"라며 "긴박한 초동조치와 조사를 마친 만큼, 운항·정비 등 그룹별로 수립된 정보를 바탕으로 세부 사항을 면밀히 분석해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조위는 국제민간항공협약 부속서 13에 따라 예비보고서를 오는 27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관계국(미국·프랑스·태국)에 송부하고, 사조위 홈페이지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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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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